'트레이드 → 트레이드 → 트레이드'... 14년만 친정팀 복귀에 '끝내기'로 서사 작성한 '37세 베테랑' 내야수

박승민 기자 2025. 9. 1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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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민성, 지난 13일 사직 SSG전서 9회말 끝내기 안타
팀 12-11 승리 이끌어... 2안타 2출루 맹활약
프로 지명 받은 롯데에서 선수 황혼기 보내는 김민성

(MHN 박승민 기자) 베테랑으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김민성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상대 경기에서 9회 말 투수 조병현을 상대로 팀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1사 1루 상황에서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만들어 내며 1루 주자 장두성이 홈을 밟았고, 12-11로 승리하며 '대첩'의 종료를 장식했다.

이날 경기 상대 선발로 등판한 김광현 상대 강점을 이유로 표적 출장했다. 이번 시즌 3타수 1안타 1홈런을 기록했고, 통산 타율 .381에 1.159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김광현 상대 첫 타석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했는데, 김광현이 1.2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바람에 한 번 대결을 벌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 좋은 타격감과 함께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특히 기록한 안타 두 개가 모두 홈런성 타구였다. 담장 근처까지 뻗어가며 계속해서 팀에 찬스를 안기는 데 일조했다.

이날 경기 마침표를 장식하며 가장 빛나는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시즌 내내 묵묵하게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김민성이다. 이번 시즌 87경기에 출장해 타율 .249에 OPS .698을 기록하고 있다. 100을 평균으로 타자의 득점 창출력을 나타내는 wRC+ 지표에서는 95.1(스탯티즈 기준)을 마크하고 있다. 

성적만 보아서는 특출난 부분이 없다. 타격에서도 도드라지는 강점을 보이지 않고, 지표로 나타나는 생산성은 평균 이하이다. 하지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며,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수비에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내야진 안정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3루수로 345.1이닝, 2루수로 81이닝, 1루수로 19이닝을 소화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베테랑다운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에서는 후반기 들어 전반기에 비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타율은 .250으로 전반기(.248)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출루와 장타 부문에서 개선이 일어나며 OPS가 .679에서 .754까지 높아졌다. 득점권 OPS는 .703으로 시즌 기록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만루 상황에서는 급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번 시즌 만루에서 24타수 6안타(2루타 3) 타율 .429에 OPS 1.110 1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 1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손호영(1.278), 레이예스(1.260)를 이은 OPS 3위다.

야구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중요도에 따라 나눈 LI(Leverage index) 지표는 1을 평균으로 양 팀 간 점수 차, 아웃카운트와 주자 상황에 따라 독립된 값을 가진다. 이 값이 3을 넘어가는 High LEV+ 상황에서 김민성은 다른 타자가 된다. 타율 .308에 OPS .819를 기록하며 중심 타선급 타격 능력을 보여준다. 단순히 '득점권' 타율에서는 도드라지지 않지만,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상황에서는 본인의 능력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의미다.

37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민성은 어느덧 야수 최고참급으로 올라섰다. 공교롭게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롯데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 퍼포먼스는 다소 옅어졌지만, 산전수전을 겪으며 다시금 친정팀에 복귀해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는 서사가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덕수정보고와 영남사이버대를 졸업하고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롯데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성한 김민성은 롯데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2010년 당시 넥센 히어로즈 황재균과 트레이드되며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맞기 시작했다. 

2018년 FA 자격을 얻었지만 계약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LG에서의 4년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롯데로 이적하며 선수 경력에 트레이드 3번, 사인 앤드 트레이드 두 번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긴 선수가 됐다. 14년 만에 친정 팀에 돌아와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던 김민성은, 지난 13일 경기 승리의 주역이 되며 부산 팬들에게 5강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팀 주장 전준우의 부상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베테랑 김민성의 활약으로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린 롯데가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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