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4일 지나서야 나타나, 외교당국 원망스럽다”...귀국 근로자 한국서 첫 주말
늑장대응에 타국서 불안떨어
“B1 비자 불법 이유도 모른채
자발적 출국서류 사인 강요”
일부 근로자, 구금일지 공개
체포사유·미란다 고지 없어
美 정부 조치에 비판 목소리

이들은 불명확한 이유로 타국에서 체포됐다 고국의 땅을 밟은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체포·구금 사유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추후 미국 근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인권 실종’에 가까운 미국 이민당국의 대우와 더불어 우리 외교당국의 뒤늦은 대응에 대한 원망도 여전한 모습이다.
지난 7월 단기 상용비자인 B1 비자를 받고 미국에 들어간 A씨는 14일 “목요일(현지시간 4일)에 이유도 모르고 체포됐는데 우리 외교당국 관계자들은 그 다음주 월요일(8일)에 만났다”면서 “그전까지 시설 내 CNN방송을 보면서 ‘이슈화가 됐구나’를 확인하는 정도였다.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길었다”며 외교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우리 총영사관 측이 집에 돌아가는 것이 먼저라면서 자발적 출국 서류에 사인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미국 구금 당시의 상황을 일지로 남긴 B씨는 “B1 비자로 들어온 게 왜 불법인지에 대해 파악이 안 된 것 같아 화가 났다”면서 “자발적 출국 서류에 사인한 후에 우리를 무조건 보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느껴져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고 했다.
이 근로자가 남긴 일지에는 참혹했던 당시 구금시설 환경과 인권 침해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4일 오전 10시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들이닥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오후 1시 20분 외국인 체포 영장(warrant arrest for alien) 관련 서류를 나눠주며 빈칸을 채우라고 했다.

이후 요원들은 서류를 제출한 근로자들의 짐을 뺏기 시작했다. 양파망같이 생긴 가방에 휴대전화 등 짐을 넣으라고 강요했다.
B씨는 9시간 넘게 대기하다 손목에 케이블타이가 바짝 채워진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먼저 간 사람들은 쇠사슬로 허리, 다리, 손목까지 채워진 채 이동했다.
호송차 내부에는 변기가 있었고 지린내가 진동했다. 에어컨도 켜주지 않았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근로자들은 구금 초반에 72인실 임시 시설에 몰아넣어졌다.
임시 시설의 환경은 열악했다. 이층 침대와 함께 공용으로 쓰는 변기 4개, 소변기 2개가 있었다. 시계도 없고 바깥도 볼 수 없었다. 침대 매트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다. 변기 옆에는 겨우 하체를 덮는 천만 있었다고 한다. B씨는 생리현상을 참으며 버텼다고 했다.
임시 시설의 냉방이 너무 강해 한여름 ‘추위’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온다. A씨는 임시 시설이 너무 추워 긴 수건을 이불 삼아 버텼다고 했다. 일부는 전자레인지에 수건을 돌려 몸을 녹였다. 제공된 물에서는 냄새가 났다고 한다.
A씨는 “가동된 에어콘 조절이 안 된다고 해 긴 수건으로 몸을 덮고 왼쪽, 오른쪽을 뒤척이며 하루를 보냈다”면서 “모든 이가 엄청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해 온 미국 정부가 해당 사업을 위해 미국에 온 근로자들을 불법체류자로 취급한 조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미국 사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미국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지만 체류 보장과 안전장치가 완전하지 않으면 출국하기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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