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 작가 "사람의 삶이 곧 소설"

고은정 기자 2025. 9. 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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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문학상 수상자 초청 강연
'말의 온도' 창작의 여정 등 공개
제31회 오영수문학상 수상 작가 정지아 소설가가 지난 13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오영수문학관 난계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함께 했다.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을 제대로 보고, 말에 귀 기울이면 이야기는 섬진강 아침 안개처럼 저절로 피어납니다."

'제31회 오영수문학상' 수상 작가 정지아 소설가가 지난 13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오영수문학관 난계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빨갱이의 딸'이라는 낙인을 피해 떠났던 고향 구례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받으며 서울에서 쌓아 올린 벽이 무너졌고, 아버지의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이 곧 소설이 되는 순간'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강연장에는 지역 문학인과 시민 70여 명이 모여 귀를 기울였다.

정 작가는 대표작 '아버지의 해방일지' 집필 과정을 비롯해, 제31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말의 온도' 작가로서 인간과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진솔하게 전했다.

"아버지는 사회주의자였지만 실패를 받아들이면서도 좌절하지 않았고, 여전히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고 계셨다"라며 "그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존경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구례에는 삶이 묻어있는 싱싱한 말들이 넘쳐난다. 그런 말이야말로 소설쟁이에게 최고의 재료"라며 "서울에서 묻혀온 지식의 껍질을 벗고 진짜 시골 아줌마가 되어가며 이야기는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피어나는 것임을 배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사람과 거리를 두려 했지만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이데올로기도 현실에 따라 변해야 하듯 소설도 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말의 온도'에 대해선 "구례 사람들과 가까워지며 들은 할머니들의 맛깔스러운 말이 작품의 언어를 바꿨고, 그 변화가 독자와의 거리를 좁혔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통이 클수록 위대한 작가가 될 가능성도 크다. 큰 고통이든 작은 고통이든 결국 내 이야기가 되고, 사람을 이해하는 자양분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작가는 "세상에 배척당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오히려 서사가 굵은, 역사를 담아내는 개성 있는 작가를 만들어줬다"라며 "앞으로도 사람들의 삶과 살아있는 말에 귀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하며 작가의 진솔한 고백에 공감했다.

정지아 작가는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로 등단해 '행복', '봄빛', '숲의 대화', '자본주의의 적',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 다수의 작품을 펴냈으며, 오영수문학상 외에도 만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5·18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견 소설가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