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 디지털로 가는 길]6. 농작업 자동화 로봇 연구

박성민 2025. 9. 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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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노동 부담 완화, 미래지향적 농업 혁신 선도

◇AI로 인식하고 로봇이 수정한다

농업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업인구는 2010년 306만 명에서 2024년 216만 명으로 줄었으며, 같은 해 고령화율은 48%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농업 현장에서는 노동력 절감을 위한 자동화 기술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시설 애호박 재배에서의 인공수정 작업은 농업인이 매일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대표적 고강도 노동이다. 10a 기준 하루 1.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이 작업은 숙련도를 요할 뿐 아니라 계절별·기상별 변수에 따라 생산성 차이가 커 농가의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2025년부터 '과채류 수정 자동화를 위한 필드로봇 요소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원이 스마트팜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경남도농업기술원

이에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올해부터 '과채류 수정 자동화를 위한 필드로봇 요소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제어 기술을 접목해 애호박 인공수정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농업의 노동력 문제 해결과 스마트팜 고도화를 동시에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하던 세밀한 작업을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농업 현장에서 매일 반복되는 애호박 인공수정은 단순노동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암꽃과 수꽃을 정확히 구별하고 수정 가능 여부를 판별해야 하는 섬세한 과정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다양한 환경(광량, 촬영 각도, 거리 등)에서 애호박 화기의 영상을 수집하고, 이를 학습시킨 영상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로봇은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꽃의 위치와 상태를 인식하고, 수정액을 정확히 분사하여 안정적인 수정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또한 최적의 작업 조건을 찾아내기 위해 분사 거리, 횟수, 분사 위치를 달리하며 실험을 반복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로봇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된다. 나아가 6축 다관절 로봇을 활용한 정밀 제어 기술이 적용되어, 로봇이 실제 농장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한다. 단계적인 연구과정을 거쳐 애호박 인공수정 로봇 프로토타입을 구축할 예정이다.
 
고령 농업인 수작업으로 수정하는 모습.사진=경남도농업기술원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농업

세계적으로 농업은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본은 오이의 시든 잎을 구별해 제거하고 수확 시기를 판별하는 로봇을 개발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방울토마토의 숙성도를 판별해 전자동으로 수확하는 로봇이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에서는 태양열과 AI·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시간당 10만 개 이상의 잡초를 제거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첨단 농업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역시 농업용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딸기 수확 로봇, 무인 방제 로봇, 운반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이 연구·개발 단계에 있으며, 일부는 실증 현장에서 성능 검증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내 농업의 구조적 특성상 소규모·다품목 재배가 많아 실제 현장에 대규모로 도입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농업기술원이 추진하는 애호박 수정 로봇 연구는 경남형 농업 로봇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국 호박 재배의 약 30%가 집중된 경남 지역에서 검증된 기술은 향후 전국 단위 확산 가능성이 높고, 국내 농업용 로봇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농업인은 매일 반복되는 수정 작업에서 해방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정률 확보로 수확량 증가와 품질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로봇이 수집하는 영상 데이터는 향후 디지털 농업 빅데이터 자산으로 활용되어 AI 기반 스마트팜 고도화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농업인의 노동 부담을 크게 줄이고, 미래지향적 농업 혁신을 선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경남을 넘어 전국 농업 현장에 확산할 수 있는 수정 로봇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2025년부터 '과채류 수정 자동화를 위한 필드로봇 요소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온실에서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경남도농업기술원



 

"로봇 기술을 현장 기술로 전환"
안혜빈 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

로봇 모델의 가장 핵심은 '사람의 눈과 손'을 대체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농업인이 매일 꽃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직접 수정해 주어야 했다. 그러나 농업기술원이 개발하는 로봇은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기술을 통해 꽃의 상태를 스스로 판별할 수 있다. 단순히 꽃을 찾는 것이 아닌, 개화 수준에 따라 수정 대상이 되는 꽃을 구분하고, 수정 유무를 확인하여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안혜빈 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로봇이 도입된다면 농업인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상당할 것다. 애호박 시설 재배의 경우, 10a 규모만 해도 하루 평균 1시간 반 이상을 인공수정에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 농업인에게는 굉장히 힘든 노동이다. 로봇이 이 과정을 대신 수행하게 되면 인건비 절감 효과는 물론, 농업인의 노동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수정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수확량과 품질이 고르게 향상, 농가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 연구 현실은 순단하지만은 않다. 안 연구사는 "실제 농장 환경은 굉장히 다양하다. 빛의 양, 꽃의 위치, 온도나 습도 등 변수가 많으므로 AI가 어떤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꽃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로봇이 실제 농장에서 좁은 통로를 이동하면서 섬세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기계적인 정밀 제어 기술 역시 중요하다"며 "결국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현장 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안 연구사는 "농업 자동화는 단순히 '노동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농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선 안정성, 경제성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지만, 농업인분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농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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