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살] '우발적 살인 형량' 검색하고도 계획 없었다니…

강정원 기자 2025. 9. 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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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을 40차례 넘게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범' 장형준이 법정에서 "계획적 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범행에 쓴 흉기는 자해용이었고, 술과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변명도 덧붙였다. 피해자가 참혹한 고통 속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겨우 목숨을 건진 상황에서 피고인의 뻔뻔한 주장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그의 변명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는 검찰이 확보한 디지털 발자취가 명백히 증명한다. 장형준은 범행 한 달여 전부터 '여자친구 살해',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사건' 등을 인터넷에 검색했다. 심지어 '우발적 살인 형량'과 '수감생활'까지 찾아봤다고 한다. 이는 범행을 염두에 두고, 그 법적 책임을 어떻게 감경받을 수 있을지 미리 학습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우발적' 행동을 하기 위해 '우발'의 형량을 검색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계획의 증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범행 전 열흘 동안 다섯 차례나 피해자의 직장 주차장을 찾아가 동선을 파악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했다. 범행 당일에는 차 안에서 '전여친 살해'를 검색하며 피해자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스토킹과 감금, 폭행을 일삼고,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마저 비웃으며 끝내 흉기를 휘두른 일련의 과정은 결코 '우발적'이라는 단어로 포장될 수 없는 명백한 계획 범죄의 전형이다.

법정에서 무릎을 꿇으려 하는 등 장현준이 보인 돌발 행동은 진정한 반성이라기보다,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보려는 계산된 연기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정신미약'과 '우발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잔혹한 범죄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이자 사법 시스템에 대한 기만이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가 얼마나 끔찍한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현행 접근금지 조치가 가해자의 악의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 또한 살인미수 피의자로는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된 사례로서, 유사 범죄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피고인이 내놓는 궁색한 변명과 계산된 행동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우발적 살인 형량'을 검색한 그 냉혹한 이성, 피해자의 목을 40여 차례나 찌른 그 잔혹성, 법의 보호망을 무시한 그 대담함을 객관적 증거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 더 이상 '우발'이라는 단어가 잔혹한 계획범죄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