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다쏘 등 주축 클러스터…세계 우주항공 거점 도약
- 툴루즈·보르도 중심 두 광역단체
- 남서부 ‘밸리’ 설치 경쟁력 강화
- 정부 ‘경쟁거점’ 선정 지원 사격
- 연구기관 100곳 등 12만명 고용
- 佛, EU 출범 맞춰 행정구역 개편
- 툴루즈, 주변도시 메트로폴 결성
- 세금연계 등 재정연합 도모 효과
툴루즈가 유럽의 우주항공 수도로 성장한 것은 역사적 배경, 60년 이상의 정부 지원, 지방자치단체 노력과 인근 지자체와 협력의 성과다. 프랑스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툴루즈를 육성했다. 툴루즈 인근 블라냑에 근거를 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매출 부문에서 미국 보잉사를 능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균형도시 선정
툴루즈 성장의 결정적 계기는 196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균형도시(전국 8곳, 한국의 성장거점도시)’로 지정된 것이다. 균형도시에는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 이전,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됐다. 프랑스는 또 2002년부터 ‘경쟁거점’ 정책을 추진했다. 경쟁거점 정책은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부 주도형 산업 클러스터 정책이다.
프랑스 정부는 2005년 2월 기업 대학 연구소 지자체 간 협력체로부터 105개 사업을 접수받아 67개 경쟁거점을 선정했다. 응모한 사업 역량을 고려해 ‘세계적 경쟁거점’ ‘세계적 경쟁거점 후보’ ‘국내 경쟁거점’으로 구분했다. 툴루즈가 핵심 멤버로 활동 중인 ‘에어로스페이스 밸리’는 2005년 프랑스 정부가 지원하는 ‘세계적 경쟁거점’으로 선정됐다.
▮에어로스페이스 밸리 결성

툴루즈가 한 번 더 도약하는 계기는 2005년 ‘에어로스페이스 밸리(Aerospace Valley)’ 설치였다. 에어로스페이스 밸리는 법적으로는 민간 비영리 단체다. 2005년 7월 프랑스, 유럽연합, 국제 수준에서 옥시타니 레지옹(광역자치단체)과 누벨-아키텐 레지옹의 항공, 우주,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system, 내장형 전자 시스템) 클러스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창설됐다. 앵커 기업으로는 에어버스, 다쏘, 탈레스-알레니아 스페이스 등이 있다.
에어로스페이스 밸리에는 프랑스 정부, 옥시타니 레지옹, 누벨-이키텐 레지옹, 기초자치단체 연합인 툴루즈 메트로폴, 보르도 메트로폴, 몽펠리에 메트로폴, 님 메트로폴이 참여한다. 운영비는 공공 부문에서 30%를, 기업들이 70%를 분담한다.
툴루즈를 포함한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우주항공 분야 교육·연구, 인력 채용이 모두 현지에서 이뤄진다. 틸로 쇤펠트 에어로스페이스 밸리 협력관은 “에어버스가 1년에 800여 대의 비행기를 만드는데 모두 툴루즈에서 이뤄진다. 다쏘는 보르도에 위치하는 등 프랑스의 주요한 우주항공 제조사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에어로스페이스 밸리는 항공 우주 분야의 모든 부문을 포함하는 공급망을 갖고 있는 세계 유일의 커뮤니티라고 강조한다. 에어로스페이스 밸리에는 연구기관이 약 100곳, 정부·공공기관이 약 50곳 참여하며 총 고용 인원은 12만 명이다. 우주항공 산업의 디지털 전환, 자유로운 경쟁 보장, 공동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세미나 전시회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주된 사무실은 툴루즈의 B612 혁신센터에 있다. B612 센터는 툴루즈 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양성 허브다. B612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소행성 이름이다.
▮행정구역 개편

프랑스의 지방행정구역 개편 작업도 툴루즈와 그 인근의 에어로스페이스 밸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지방 행정체제 개편 가운데 중요한 행정단위는 레지옹(광역자치단체) 메트로폴(기초자치단체 연합)이다.
프랑스는 지자체는 한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보다 규모가 작다. 기초지자체로 통칭되는 코뮌은 수백, 수천 명 수준의 작은 곳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인구 50만 명이 넘으면 대도시라 부른다.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 출범에 맞춰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22개 레지옹을 13개로 통합한다. 툴루즈가 속한 옥시타니 레지옹은 랑그독-루시용 레지옹과 미디-피레네 레지옹이 합병돼 2016년 1월 출범했다. 보르도가 속한 누벨-아키텐 레지옹은 기존 아키텐 리무쟁 푸아투샤랑트 레지옹이 합쳐졌다.
규모가 커진 옥시타니 레지옹, 누벨-아키텐 레지옹은 에어로스페이스 밸리에 참여한다. 프랑스 지역정책 전문가인 배준구 경성대 명예교수는 “레지옹은 지역 단위의 경제정책을 수립한다. 레지옹 통합은 지역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작은 기초자치단체인 코뮌을 규모화하려 했다. 2000년대 후반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파리 리옹 마르세유 툴루즈 보르도 등의 중소도시가 유럽연합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각 도시들은 인근 코뮌들과 협력해 메트로폴을 결성한다. 메트로폴이란 중심도시와 그 주변도시가 경쟁력과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경제적·문화적·사회적 프로젝트를 공동 운영한다. 툴루즈 메트로폴, 보르도 메트로폴은 2015년 1월 출범했다. 이들 메트로폴은 지방세 지방회계를 연계해 유연하게 재정을 운용하고 강력한 재정 연합을 도모한다.
툴루즈는 그 주변 도시들과 툴루즈 메트로폴을 결성했다. 툴루즈와 블라냑 간의 지역감정이 있을까. 툴루즈에는 관문 공항이 없어 현재 툴루즈는 블라냑과 공항을 함께 사용한다. 공항 이름은 툴루즈 블라냑 공항이다. 활주로는 주로 블라냑에 있지만 툴루즈에 약간 걸쳐 있다. 블라냑은 툴루즈와 함께 또한 툴루즈 메트로폴에 참여한다. 블라냑은 에어버스의 총본산이 있는 중요한 도시다.
툴루즈 출장을 20회 이상 다녀온 이성일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우주항공실장은 “에어버스가 블라냑에 있지만 한국처럼 지자체를 구분하지 않고 블라냑도 통상 툴루즈라 부른다”고 말했다.
1950, 1960년대 초반 20만~30만 명에 불과했던 툴루즈 인구는 1968년에는 38만 명으로 급증했고 2014년에는 45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툴루즈 인구는 약 47만 명이다. 프랑스 통계청(2022년)에 따르면 툴루즈 메트로폴 인구는 약 83만2348명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KPF 디플로마-우주항공 과정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