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설 잇단 화재…“시, 예방 환경 마련을”
관리 안 된 노후 부품들 야외 방치
전문가 “화재 발생, 당연한 결과”

인천 중고차 관련 시설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며, 화재 예방을 위한 인천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3일 오전 3시36분쯤 인천 중구 항동7가 인천항에 있는 야적장에 있던 한 수출용 중고차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43분 만에 불을 껐지만, 이 불로 차량 23대가 탔고 이 중 12대가 전소됐다.
인천 중고차 단지 내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18일 연수구 옥련동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1대가 전소하고 주변에 있던 차량 2대가 일부 타는가 하면, 2023년 1월 같은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17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인천은 자동차 수출이 용이한 항구가 있어 전국적으로도 중고차 산업이 활성화가 되어있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의원실이 지난해 관세청으로부터 제공 받은 '2023년 인천항 수출신고 중고차 업체 현황'에 따르면 인천항에 수출 신고한 인천 중고차 업체는 총 2320개다.
인천항을 통해 수출된 중고차 대수가 2023년에만 54만7745대($37억1318만9803 규모)에 육박하며, 그 경제력을 무시 못하는 만큼 안정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고차 단지에 있는 차량들은 품질 보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야외에 있으며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부품들이 노후화돼 화재에 매우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안전을 위한 관련 법도 미비한 상황이라 이런 화재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몇 년 사이 활성화된 중고차 수출 시장에 지자체와 정부가 더 큰 관심을 갖고서 참여한다면 여러 환경이 개선되며 대형 화재도 자연스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