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왑 요청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5. 9.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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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3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 대미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왑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당시와 달리 말을 바꿔 펀드 내 현금직접출자 비중을 크게 높일 것을 요구하자 외환시장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통화스왑 개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 정부가 한미통화스왑 부활을 요구한 것은 대미투자펀드 조성 과정에서 외환시장 내 급격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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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에 3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 대미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왑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당시와 달리 말을 바꿔 펀드 내 현금직접출자 비중을 크게 높일 것을 요구하자 외환시장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통화스왑 개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상 지난 2021년 종료된 한미통화스왑 부활을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14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과 관세협상 과정에서 최근 무제한 한미통화스왑 개설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스왑 요구 관련 “상식적 수준에서 외환시장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왑은 유사시 자국 화폐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말한다.

한국 정부가 한미통화스왑 부활을 요구한 것은 대미투자펀드 조성 과정에서 외환시장 내 급격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실물경제도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현재 중단된 한미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 협정을 부활시켜 필요할 때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통화스왑 없이 미 요구대로 달러를 조달할 경우 환율이 몇백원이 아닌 1000원까지도 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는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내 약속한 투자를 완료할 경우 2028년까지 연간 1170억달러가 필요하고 연간 환전 수요가 최대 96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욱 씨티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무제한 통화스왑을 강하게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하게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 협약 체결 방식을 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 미국과 무역 합의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통화스왑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이라는 이점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무제한 상설 통화스왑 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은 비기축통화국인 데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외환시장 충격에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한미 통화스왑은 시장을 안정화할 목적으로 필요하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외환시장에서)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달러) 금액이 200억~300억달러를 넘기 어려운 반면 일본은 기축통화국인 데다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통화 교환)도 체결했다”며 “한미 간 (달러조달 관련) 구조를 어떻게 짤 지,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 미국이 같이 고민해주고 해답을 달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 한미통화스와프 개설 요구를 수용하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강대강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볼 측면도 있다. 스와프 개설 요구를 지랫대 삼아 펀드 내 현금 출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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