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부족한데”…검찰청 폐지 추진에 경찰 수사 지연 우려
경찰 수사 지연 불가피…“국민 피해부터 줄여야”
수사권 조정 후 '장기 사건' 2배
경기 남부 3배·북부 4배로 급증
현장 “인력 부족…쌓일 수 밖에”
시민 “검경 변화보다 시민 먼저”
전문가 “준비없는 검찰청 폐지
피해자 구제 지연 일어날 수도”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추진되면서 경찰 수사부서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5년간 경찰의 범죄 사건 처리기간을 보면 6개월 이상 걸린 장기 사건 비율이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매년 늘어나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가 과중된 상황에서 수사 지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범죄 피해자 등 일반 시민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일보 2022년 5월9일자 6면>

2023년 11.7%, 2024년 9.8%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19년 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기지역만 떼어봐도 장기 사건 증가는 뚜렷하다. 경기남부경찰청의 6개월 초과 사건 비율은 2019년 3.9%에서 2020년 5.1%, 2021년 7.3%, 2022년 10.7%로 세 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북부경찰청은 2019년 3.6%에서 2020년 4.6%, 2021년 8.3%, 2022년 12.6%로 네 배가량 급증했다.
반대로 수사 착수 90일(3개월) 내 종결한 사건 비율은 해마다 감소했다. 경기남부청은 2019년 83.2%였던 사건 처리 비율이 2022년 72.9%로 낮아졌다. 경기북부청도 같은 기간 84.1%에서 69.6%까지 떨어졌다. 전국 기준으로도 2019년 80.3%였던 90일 이하 사건 처리 비율은 2022년에 68.1%까지 감소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수사권 조정으로 더 많은 사건을 맡게 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 등 시스템이 부족해 수사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지역 한 일선서 수사관은 "인력 증원 등 여건이 부족한 상태에선 사건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며 "검찰청 폐지 이후 불송치 사건 재검토나 보완수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처리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우려했다. 수원에 거주하는 30대 시민은 "수사 지연으로 범죄 피해자 보호가 늦어질까 걱정된다"며 "검경 체계를 바꾸기 전에 국민 피해를 줄이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장영수 명예교수는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의 수사 지시·지원이 끊기면서 경찰이 사기나 횡령 등 법률적으로 복잡한 사건을 독자적으로 판단하게 돼 수사 지연이 심해졌다"며 "경찰에서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전문성 확보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준비 없이 검찰청 폐지를 강행하면 수사 공백과 피해자 구제 지연 등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훈·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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