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스포츠 인식 확산과 e스포츠 종주국 회복

최남춘 기자 2025. 9. 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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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춘 경기본사 체육부장

경기도체육회는 지난달 경기도e스포츠협회와 함께 '2025 경기도 전국 청소년 e스포츠대회'를 열었다. 시흥, 오산 등 각 기초자치단체도 'e스포츠' 이름을 달고 열거나 열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체육회는 2021년 이사회를 통해 경기도 e-스포츠협회를 신규 회원단체로 받아들였다.

올해 국내 첫 지상파 생중계도 계획돼 있다. MBC는 오는 2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전을 전 세트 생중계한다. 지상파가 국내 e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e스포츠 무대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내년 아시아 게임강국 5개국이 참가하는 국제 대회도 진주시에서 유치할 가능성이 커서다. 한국·중국·일본이 참가하는 한·중·일 e스포츠 대회는 올해 베트남·몽골까지 참여하는 아시아 대회로 확대돼 베트남에서 개최됐고, 내년에는 진주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스포츠'. 출발은 30~50대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게임 '스타크래프트'였다. 이 게임의 인기에 'e스포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e스포츠'라는 명칭은 2000년 2월에 21세기프로게임협회(현 한국e스포츠협회) 창립식에 참여한 당시 문화관광부 박지원 장관이 축사에서 처음 언급된 용어다. 이후 e스포츠는 우리나라 주도로 전 세계인들에게 빠르게 확산 되면서 MZ세대들의 주류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도 생겼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발상지',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린 이유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사그라진 이후에도 수많은 인기 작품이 'e스포츠' 종목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대표적인 작품이 '리그오브레전드'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양산했고 상금 규모만도 수십억원에 달한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국산 게임으로는 '배틀그라운드'도 새로운 e스포츠 작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e스포츠의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끌어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e스포츠를 전략 산업으로 공식 지정하고, 일부 지방정부는 e스포츠 경기장을 스포츠 인프라로 분류했다. 중국은 청년 문화가 아닌 미래 산업과 수출 전략의 도구로 보고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비주류 문화가 아닌,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 한 축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또 단순한 경기의 유희적 측면을 넘어서, e스포츠를 문화와 교육의 중요한 요소로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e스포츠의 정체성은 모호하다. e스포츠가 20여년 넘게 인기를 끌며 확산됐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존 스포츠 단체들은 e스포츠를 '애들이나 하는 놀이'로 치부했다. 지속성과 동일성의 문제였다.

축구나 야구 등 일반 스포츠는 오랜 기간 인기가 식지 않고 있으며 전 세계 어디에 가나 똑같은 룰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게임은 사정이 다르다. 특정 세대나 특정 국가에 몰려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다 해도 10년을 유지하기 힘들다. 특정 기업이 소유한 게임에 종속된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e스포츠 종목을 만들기도 유지하기 힘들다. e스포츠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시각이 여전하다. 게다가 민간 중심의 리그와 대회 운영에 의존하며 공공의 전략적 개입은 부족한 상태다.

이제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을 없애고, '스포츠'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e스포츠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최남춘 경기본사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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