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K브랜드 데몬 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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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화제다.
K팝 걸그룹이 음악의 힘으로 '혼문'이라는 장벽을 만들어 악령들을 봉인하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연대의 과정을 'K브랜드 데몬 헌터스'라 부르고 싶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K브랜드 데몬 헌터스가 될 때, 가짜는 점차 힘을 잃고 K브랜드는 더욱 강력한 신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가며, 나아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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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화제다. K팝 걸그룹이 음악의 힘으로 '혼문'이라는 장벽을 만들어 악령들을 봉인하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동 작품을 시청하면서 이 내용이 우리 기업의 식품, 화장품 등 K브랜드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현실과 겹쳐 보였다. 실제로 우리의 K브랜드 역시 무대 위의 화려한 성공 뒤에서 보이지 않는 악령, 즉 위조상품과 끝없는 싸움을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위조상품 시장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해외에서 유통되는 가짜 K브랜드 규모가 무려 11조원을 넘어선다고 한다. 포장을 똑같이 베낀 라면과 과자, 소주가 버젓이 해외 매장 진열대에 올라가 있고, K뷰티의 인기에 편승한 화장품, 미용기기까지 다양한 위조상품이 범람하고 있다. K브랜드가 아닌데도 한국 가수나 한국어를 교묘히 활용해 광고를 내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한국 편의점 브랜드의 이름과 외관을 모방한 짝퉁 편의점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위조상품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의 '열하일기'에도 나오는 '청심환'의 경우 가짜가 수두룩했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짝퉁 인삼' 등 위조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인(안화상)도 있었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이미 약 1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정품에 비해 탄소 함유량이 3분의 1에 불과한 '짝퉁' 칼이 발견됐다고 한다. '짝퉁' 칼을 지니고 전쟁에 나선 사람이 어떻게 됐을지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이처럼 위조상품은 경제적 피해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때로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 잡아 왔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악령이 끝없이 모습을 바꾸듯 위조상품이 온라인 시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방송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을 숙주 삼아 빠르게 번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망이 곧 위조상품의 온상이 된 것이다. 이에 특허청은 지난 7월 제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위조상품 유통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위조상품 근절을 위한 강한 의지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기업이 혁신과 성과를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온라인 매매 중개자 역시 유통 질서를 지키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비자 또한 정품을 선택하고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노력들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위조상품이 넘어올 수 없는 '혼문'이라는 장벽이 완성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연대의 과정을 'K브랜드 데몬 헌터스'라 부르고 싶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K브랜드 데몬 헌터스가 될 때, 가짜는 점차 힘을 잃고 K브랜드는 더욱 강력한 신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가며, 나아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김완기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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