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피살 후폭풍 커지는 미국
미국 우익 활동가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아이콘인 찰스 커크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의 피살 사건으로 인한 후폭풍이 미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 지속되고 있다. 커크를 총격 살해한 범인 22세 타일러 로빈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체포됐다.
커크가 지난 10일 유타주의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연설 도중 총격을 입고 사망한 사건 이후 특히 오픈된 장소에서 많은 군중이 모이는 행사를 열어야 하는 정치인들이 고민에 빠졌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여러 정치인들과 선거운동 조직이 유권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야외 행사 진행 방식에 대해서 재고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은 더힐에 “특별경호 수준의 보안 강화로도 (위협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의원들이 이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지고 정치 레토릭에서 좀 더 정중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측 선거전략가는 공개 행사나 집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가 선거운동의 일부라면서 “우리의 일은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아무도 우리를 죽이려고 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해리엇 헤이그먼 하원의원(와이오밍)도 폴리티코에 ‘대면 타운홀 미팅’을 지속해야 할 지 의문이라며 “너무 고위험이 되었다”고 말했다. 지역구 곳곳의 공공시설이나 식당 등에서 소규모로 유권자들과 접촉하며 정책에 대해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은 미국 정치문화의 일부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크에 관한 소셜미디어 포스팅이 문제가 되어 일자리를 잃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미들 테네시 주립대학의 한 부학장은 커크 암살 직후 자신의 엑스에 “혐오는 혐오를 야기한다. 제로 동정심”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그날로 해고됐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홍보 담당 직원, 밀워키의 스타트업 직원, 신시내티의 식당 운영자 등도 비슷한 과정으로 해고됐다. 미시시피대학, NFL 캐롤라이나 팬서스,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도 소속 직원이나 구성원들의 온라인상 활동에 대해 경고장을 날리거나 강제휴직·해고 등을 통보했다.
WP는 일련의 사태가 직원들의 표현의 자유와 고용주의 평판 유지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군인들이 커크의 사망을 반기거나 조롱하는 글을 올릴 경우 추적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보수 청년들은 커크가 했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커크의 아내로 터닝포인트 USA에도 깊이 관여한 에리카는 “내 남편이 시작한 운동은 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커크 피살과 관련 “(상처를) 아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을 상대하고 있고 그들은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커크를 피살한 범인은 유타주에 거주하는 22세 타일러 로빈슨으로 확인돼 지난 12일 체포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고교 시절 모범생으로 장학금을 수령했던 로빈슨이 급진화되어 정치폭력의 얼굴이 된 과정을 조명했다. 로빈슨은 자수를 권유한 아버지와 목사 등의 설득으로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로빈슨의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총격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소총 탄피와 남은 탄약에는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라는 문구와 이탈리아의 반파시스트 노래에서 따온 “벨라 치아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스펜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는 전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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