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SK하이닉스vs‘탈환’ 삼성전자…HBM4 대전 개막
인공지능(AI) 고도화에 필수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주도권을 두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최근 HBM4 양산 소식을 전한 SK하이닉스는 후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HBM4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는 차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이미 개발해 고객사에 출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중국과 미국 마이크론이 한국 기업들보다 기술력이 뒤처져 있다고 보면서,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간의 양강 구도가 더 굳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세계 최초로 HBM4 개발·양산 체제 구축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4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회사는 HBM4 개발에 업계 최고 수준의 자체 후공정(패키징) 기술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에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을 적용한 이후 패키징 기술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
이번 양산 체계를 구축한 HBM4도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자체 패키징 기술 '어드밴스드 MR-MUF'로 효율적으로 고단 적층을 구현하는 동시에 발열 성능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세대 대비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적용해 대역폭을 기존의 2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렸다.
회사는 이 제품을 엔비디아와 같은 고객사들이 시스템에 도입할 경우 인공지능(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최대 공급사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HBM4 시장 초기에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4 개발을 이끈 조주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초미세 공정 적용으로 승부수
SK하이닉스보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하는 등 양산을 위한 준비를 거의 다 끝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D램과 하단 로직 다이 모두에 초미세 공정을 사용한 것은 현 시점에서 유일한 공정 조합이다.
회사측은 이 승부수가 차세대 HBM 경쟁에서 기술 리더십을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c 미세공정은 동일판 패키지 크기에서 집적도를 대폭 높이면서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기술이다.
여기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쓴 로직 다이는 인터페이스 속도나 신호 무결성, 병목 현상 해소 등의 장점을 갖췄다. 회사는 이전 세대 대비 집적도와 성능, 전력 효율을 전방위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로 만든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의 경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JEDEC 표준인 8Gbps를 넘어 최대 11Gbps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HBM 후공정 수율도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HBM4 개발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기술 성숙도와 고객사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국 마이크론은 HBM4 개발과 양산이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HBM4 공급업체들에 더 높은 조건의 전력 소모 감소와 속도 향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c D램 기반의 HBM4 생산 수율을 안정적으로 달성한다면 내년 HBM 공급량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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