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지하수 증산 “가능vs불가능” 법령 해석 분분…도의회 심사보류
제주특별법 제정 이전 허가사안
증량 변경허가 가능여부 놓고 논란

한국공항(주)의 여섯번째 제주지하수 증산안이 제주도의회에서 보류됐다. 사기업인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변경허가가 타당한지를 두고 법 해석이 엇갈린데 따른 것으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12일 개최한 임시회 회의에서 ‘한국공항주식회사 먹는샘물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과 ‘한국공항주식회사 먹는샘물 지하수 개발·이용 연장허가 동의안’을 각각 심사 보류했다.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제주에서 취수한 지하수로 먹는샘물 한진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해 대한항공 기내 등에 제공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지난 4월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면서 기내 음용수 수요가 늘어 증산이 필요하다”며 지하수 취수 허가량을 월 3000t에서 월 4500t으로 늘리는 안을 제주도에 신청했다.
이에 제주도통합물관리위원회 지하수관리분과위원회는 지난 5월 회의를 열고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현행 월 3000t에서 월 4400t으로 조정해 가결했다.
첫번째 관문은 통과했지만 도의회 상임위에서는 사기업의 지하수 증산이 공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지, 지역사회 공감을 얻고 있는지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심사 보류됐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상 한국공항의 변경허가(취수량 증량)가 법적 타당성을 갖는지가 쟁점이 됐다.
제주특별법은 ‘제주도에 부존하는 지하수는 공공의 자원으로서 도지사가 관리하여야 한다’는 공수 원칙 아래 지방공기업 이외에는 먹는샘물의 제조·판매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사기업인 한진그룹이 제주 지하수를 먹는샘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신규허가가 제한되기 이전에 허가받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법은 부칙으로 법 시행일인 2006년 7월1일 당시 종전 규정으로 허가 받은 자도 도지사 허가를 받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공항이 종전 규정에 따라 먹는샘물 제조·판매는 가능하지만 취수량을 증량하는 변경 허가까지 가능하냐 여부다.
환경도시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도의회에서 의뢰한 법률 자문에서는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량 변경허가는 본질적인 부분을 변경하는 것인 만큼 지하수의 사적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현행법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아 허가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기존의 허가를 인정하는 것은 종전과 같은 행위를 유지하는 선에서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도가 의뢰한 법률 자문에서는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산은 도 조례에 따라 지하수의 적정한 보전관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 실질적인 취수량 제한 사유를 판단한다면 변경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공항이 제주도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결과, 법제처 유권해석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됐다. 제주도는 2017년 한국공항이 요청한 지하수 증산안을 반려했고, 한국공항은 행정소송을 내 승소했다. 도는 당시 행정소송 결과를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량 변경허가가 가능하다는 판결로 해석하는 반면 의회는 법제처 해석 등을 근거로 반려한 행위가 문제이지 변경허가 여부에 대한 것은 명확한 유권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민구 위원장은 이날 “법적 요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안건을 심사하는 것이 맞는가”라면서 이후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해 심사 보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공항은 2011년부터 이번을 포함해 6차례 지하수 증산을 시도했으나 여러 차례 도의회의 벽에 막힌 바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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