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왜 7천억 필리핀 사업에 집착했나?

채윤태 기자 2025. 9. 14. 09: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9월9일 의견문을 냈습니다.

정부가 차관 지원을 거부한 필리핀의 7천억원 규모 토목 사업이 권 의원의 압력으로 지원 재개됐다는 한겨레21의 단독 탐사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고,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사업을 중지하라고 명령한 직후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토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9월9일 의견문을 냈습니다. 정부가 차관 지원을 거부한 필리핀의 7천억원 규모 토목 사업이 권 의원의 압력으로 지원 재개됐다는 한겨레21의 단독 탐사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고,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사업을 중지하라고 명령한 직후입니다. 의견문 내용을 보면 사실상 자백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관련 기사: [단독]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EDCF 지원 곤란” 판정 뒤집혔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7964.html)

권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동시에 자신이 이 사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왜 ‘압력’을 가해야 했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금 신청국(필리핀)의 요청을 가능한 한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고 이 토목 사업이 ‘최핵심 국책사업’ ‘민생 프로젝트’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도 이미 권 의원이 말한 사업의 중요성을 충분히 검토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업 부실·부패가 우려돼 약 7천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외경제협력차관(EDCF)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필리핀과의 외교 관계도 문제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차관 지원 사업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권 의원이 이 사업에 대해 너무나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도 의아합니다. 그는 한국수출입은행이 필리핀 정부에 ‘일본의 지원을 받으라’고 제안했다는 내밀한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권 의원이 그런 결정을 할 위치에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EDCF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입니다. 권 의원은 기재부를 감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도 아니고, 필리핀과의 외교 관계를 걱정할 외교통일위원회 소속도 아닙니다. 그저 사적인 판단으로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넣었던 것입니다.

EDCF는 한 해에 4조원 이상 승인되며, 2조원 규모의 예산이 집행되는 거대한 기금입니다. 거의 100% 국세로 조성됩니다. 부실·부패 사업에 잘못 투입될 때는 그만큼 많은 세금이 낭비될 수도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자그마치 7천억원 규모의 혈세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않고, 부실과 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 정치인의 관심과 압력으로 결정이 뒤집힐 수 있는 구조라면,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을까요?

의문은 또 있습니다. 권 의원은 왜 수많은 EDCF 사업 가운데 특히 이 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을까요? 권 의원이 2022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에 방문했고, 2023년 필리핀 정부와의 토론회에도 두 차례 참석한 것과 연관 있을까요? 권 의원이 ‘삼부토건이 사업에 참여한다’고 언급한 것, 이 사업 배경에 엘시에스(LCS)그룹이라는 필리핀 기업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까닭도 의문을 자아냅니다. 한겨레21은 이 의문을 계속 추적하려 합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2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