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가고 싶다, 남은 경기 다 이겨야 하지만..." 팔꿈치 수술 후 527일만 첫 승, 1차 지명은 5강 포기 안 했다

잠실 = 심혜진 기자 2025. 9. 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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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의리./잠실=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 후 처음으로 승리를 품에 안았다.

이의리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전 이후 16일 만에 등판한 이의리는 1회말 선두타자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문성주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은 뒤 오스틴을 삼진 처리했다. 2회말엔 1사 후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한 뒤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최원영을 유격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위즈덤이 2회초 솔로포를 터뜨려 이의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이의리도 한 방을 맞긴 했다. 3회 1사 1루에서 오스틴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이후 문보경에게도 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듯 했지만 김현수를 삼진 처리했다.

4회와 5회는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감을 찾았다. 최형우의 역전포로 3-2로 앞선 6회 이의리는 선두타자 오스틴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문보경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불을 껐다. 다시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오지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고 시속 152km가 찍혔고, 직구 44개, 커브 15개, 슬라이더 26개, 체인지업 12개 등으로 LG 타선을 막아냈다.

팀이 6-3으로 승리하면서 이의리는 지난해 4월 4일 수원 KT전 이후 527일만의 승리를 품에 안았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데뷔 첫 해 신인상을 수상하며 꽃길을 걸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0승, 11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탈이 났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검진을 받았더니 팔꿈치에 염증이 있음이 밝혀졌다. 결국 6월 내측측부인대 재건술과 뼛조각 제거술을 받았다. 1년간의 재활 끝에 7월 20일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에 나가 승리 없이 3패만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10.17로 부진했다.

8번째 등판은 달랐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승리까지 따냈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경기 후 만난 이의리는 "정말 개운하다"며 "오래 걸리긴 했는데,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팔꿈치 수술 후 바로 잘 던지기는 쉽지 않다. 한 달의 적응 시간을 거쳤고, 조금씩 구위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구속도 152km까지 나왔다.

이의리는 "복귀전이 더 울컥하긴 했다"면서 "7월에 1군 복귀한 뒤로 조급한 마음이 컸다. 형들은 '수술 복귀 시즌이 어렵다'고 위로해줬는데, 그럼에도 그 안에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적지 않은 마음 고생을 했음을 밝혔다.

이어 "복귀 후 승리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마음속으로는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런 이의리에게 도움을 준 이는 양현종과 이동걸 코치다.

이의리는 "공이 날리는 게 많았다. 직전 경기(SSG전 2⅓이닝 7사사구 4실점)에서는 그런 공이 더 많아서 솔직히 많이 갑갑했다. 그때 이동걸 코치님과 양현종 선배님이 도와주셔서 투구 밸런스를 잘 잡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종 선배님은 밥 먹는 시간도 반납하고 저와 계속 훈련까지 해주셨다. 이동걸 코치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계속 긍정적인 말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오늘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오늘의 옥에 티는 피홈런이다. 이의리는 "오스틴이 정말 잘 쳤다. 몸쪽으로 잘 들어갔는데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 투구에서 되돌리고 싶은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도 이 홈런 이후 이의리가 달라졌다. 3회말 2사 1루에서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은 뒤 7타자 연속 아웃 처리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날 승리로 KIA는 5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이의리는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가을야구 가고 싶다. 아마 남은 경기 다 이겨야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니 한번 최선을 다해서 저도 뒤에서 응원하고 던지는 날에는 잘 던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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