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 '우승 후보→꼴찌 후보?' 브라운, 마침내 찾아온 에이스 기회

[점프볼=이규빈 기자] 불과 1년 전에 NBA 정상에 올랐던 보스턴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보스턴 셀틱스는 LA 레이커스와 함께 NBA를 대표하는 명문 중 하나다. 1900년대부터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대에도 꾸준히 강팀 반열을 유지했다. 케빈 가넷, 레이 앨런, 폴 피어스 등의 빅3가 있었고, 그 이후에도 아이재아 토마스를 중심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계속 성공했다.
보스턴이 본격적으로 다시 정상에 오르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피어스와 가넷의 트레이드다. 피어스와 가넷 등 보스턴을 지탱했던 핵심 선수들이 노쇠화로 리빌딩에 나서야 했고, 이런 가넷과 피어스를 비싼 값으로 데려간 구단이 등장한다. 바로 브루클린 네츠였다. 브루클린은 자신들의 미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대가로 피어스와 가넷을 영입하며 윈나우 행보를 보였다.
이때 받아온 지명권이 대박이 난다. 브루클린은 몰락은 생각보다 훨씬 빨랐고, 보스턴에 내준 지명권이 최상위 지명권이 된 것이다. 보스턴은 이 지명권을 통해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제일런 브라운, 2017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제이슨 테이텀을 지명한다.
테이텀과 브라운은 신인 시즌부터 차근차근 성장했고, 시간이 지나자, 어느덧 올스타급 레벨의 선수가 됐다. 여기에 보스턴은 트레이드로 카이리 어빙, FA로 고든 헤이워드까지 영입하며 대권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보스턴의 야심 찬 행보는 실패로 끝났다. 일단 어빙이 보스턴에서 적응하지 못했고, 기대했던 헤이워드는 첫 경기에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고, 복귀 이후에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 없었다. 또 당시 동부 컨퍼런스에는 '지배자'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있었다. 결국 어빙과 테이텀의 시대에 보스턴은 실패로 끝났다.
이런 보스턴이 다시 NBA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바로 이메 우도카 감독이 부임한 후 강력한 수비 전술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적 마이애미 히트를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 승부에서 제압했고, NBA 파이널에서 스테픈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만났다. 비록 커리의 원맨쇼로 파이널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마침내 파이널 진출이라는 결실을 맛봤다.
이후 우도카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질되고, 조 마줄라 감독이라는 초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줄라 감독은 보스턴의 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수비 위주였던 우도카 감독과 달리, 마줄라 감독은 극단적인 3점슛 위주의 공격 농구 신봉자였고, 이는 보스턴의 색깔에 완벽히 부합했다. 트레이드로 즈루 할러데이와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까지 영입하며 역대급 로스터를 구축했다.
그리고 2023-2024시즌, 정규리그부터 압도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더니, NBA 파이널 무대까지 깔끔하게 접수했다. 2023-2024시즌 보스턴은 NBA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성적: 61승 21패 동부 컨퍼런스 2위
그야말로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던 직전 시즌의 로스터에서 변화가 없었다. 사실상 시즌 전부터 보스턴의 2연속 우승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할러데이를 제외하면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모두 젊었고, 경험도 쌓였기 때문에 보스턴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다. 바로 클리블랜드였다. 클리블랜드는 시즌 초반부터 역대급 성적으로 질주하더니, 시즌 내내 기세가 멈출 기미가 없었다. 반면 보스턴의 경기력은 기복이 심했다. 마줄라 감독이 추구하는 5 OUT 위주의 극단적인 3점슛 농구는 여전히 강력했으나, 확실히 지난 시즌처럼 상대를 손쉽게 압도하는 그림은 아니었다 .
그런데도 정규리그 61승 21패로 동부 컨퍼런스 2위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워낙 조명을 받아서 그렇지 보스턴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동등한 승부인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보스턴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생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1라운드 상대였던 올랜도 매직은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선수들을 위주로 끈적한 수비 농구를 펼치는 팀이다. 심지어 더티 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거친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올랜도 선수들의 플레이에 보스턴 선수들이 고전한 것이다. 4승 1패로 2라운드에 진출했으나, 경기 내용은 치열하며 거칠었다.
그리고 이 여파가 2라운드에 이어졌다. 2라운드 상대였던 뉴욕 닉스는 보스턴이 정규리그에서 손쉽게 압도했던 상대였다. 당연히 대다수 전문가도 보스턴의 압도적 우위를 예상했다. 하지만 뉴욕이 1차전, 2차전을 모두 20점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에 성공한다. 여기서 사실상 보스턴이 시즌이 끝났다. 홈에서 열린 첫 2경기를 충격적으로 패배한 것이다.
3차전은 승리했으나, 4차전을 패배했고, 홈에서 열린 5차전을 승리하며 승부를 6차전까지 끌고 갔으나, 6차전에서 에이스 테이텀이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탈락했다. 심지어 테이텀의 부상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차기 시즌까지 출전이 어려워졌다. 보스턴은 모든 것을 잃은 플레이오프 무대였다.

IN: 크리스 부쉐이(FA), 루카 가르자(FA), 조쉬 마이낫(FA), 앤퍼니 사이먼스(트레이드), 우고 곤잘레스(드래프트)
OUT: 즈루 할러데이(트레이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트레이드), 루크 코넷(FA), 알 호포드(FA)
사실상 리빌딩을 선언한 오프시즌이었다. 핵심 전력이었던 할러데이와 포르징기스가 모두 팀을 떠났다. 포르징기스는 연봉 절감을 위해 대가로 아무런 선수도 받지 않은 트레이드였고, 할러데이도 연봉 절감을 위한 목적이 컸다. 그래도 사이먼스라는 주전급 가드 자원을 데려왔으나, 사이먼스도 곧바로 트레이드 루머가 들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든든한 백업 빅맨이었던 호포드와 코넷이 모두 팀을 떠났다. 코넷은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합류했고, 호포드는 아직 발표는 나지 않았으나, 골든스테이트행이 확정된 상태다.
대신 베테랑 빅맨을 공백을 어린 선수들 유망주로 메웠다. 가르자와 마이낫이라는 잠재력은 있지만, NBA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것만 봐도 보스턴의 차기 시즌 노선을 알 수 있다.
드래프트로는 스페인 국적의 포워드 유망주 곤잘레스를 지명했다. 곤잘레스는 3&D 유형의 포워드지만, 운동 능력이 뛰어나 높은 잠재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은 유망주다. 테이텀이 이탈한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록: 평균 22.2점 5.8리바운드 4.5어시스트
마침내 브라운에게 증명의 기회가 찾아왔다. 브라운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대학교는 농구 쪽으로는 무명에 가까운 UC 버클리에 진학했으나, 거기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브라운은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체 능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투박하다는 평이 많았다. 보스턴은 이런 브라운을 천천히 육성했다. 신인 시즌에는 평균 6.6점 2.8리바운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2년차 시즌부터 평균 14.5점 5리바운드로 궤도에 올랐다. 3년차 시즌에는 평균 13점 4.2리바운드로 부진했으나, 4년차 시즌을 기점으로 완전히 기량이 만개했다.
4년차 시즌부터 브라운은 꾸준히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뛰어난 수비력은 덤. 그야말로 브라운은 NBA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포워드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런 브라운의 트레이드 루머는 끊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보스턴에는 명백히 자신보다 뛰어난 테이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런 테이텀조차 우승을 위한 1옵션으로는 아쉽다는 얘기가 많았다. 따라서 브라운을 대가로 초특급 1옵션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앤서니 데이비스, 케빈 듀란트, 지미 버틀러 트레이드에 브라운의 이름이 나왔다.
보스턴 수뇌부는 끝까지 브라운을 지켰다. 그리고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2023-2024시즌, 브라운과 테이텀을 중심으로 보스턴은 압도적인 면모로 정규리그를 지배했고, 플레이오프 무대마저 접수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운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파이널 무대에서 제대로 빛났다.
브라운은 공격에서 부진했던 테이텀을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맡았고, 수비에서는 심지어 상대 팀의 에이스인 루카 돈치치를 수비했다. 돈치치는 브라운의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고, 드리블을 하다가 스틸당하는 굴욕적인 장면도 나왔다. 보스턴의 우승과 함께 브라운은 파이널 MVP라는 영광을 누린다. 브라운의 인생에 깊이 남을 시즌이었다.
만년 2옵션이었던 브라운이 차기 시즌에 시험 무대에 올라갔다. 에이스 테이텀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쓰러졌고, 차기 시즌까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브라운에게 인생 처음으로 찾아온 에이스 역할이다. 문제는 현재 보스턴의 로스터는 냉정히 빈약하다. 브라운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데릭 화이트 정도가 유일하다. 브라운에게 가혹한 환경일 수 있으나, 브라운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프리차드-화이트-브라운-하우저-퀘타
역대 최고의 베스트 5라고 평가받은 보스턴의 로스터가 1년 만에 완전히 초토화됐다. 보스턴의 앞선 수비를 책임졌던 할러데이와 골밑을 지켰던 포르징기스, 여기에 보스턴의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테이텀이 이탈했다. 심지어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다.
일단 할러데이의 대체자는 직전 시즌에 식스맨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프리차드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할러데이의 트레이드 대가인 사이먼스가 있으나, 프리차드는 마줄라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고, 보스턴의 농구에 익숙한 선수다.
화이트와 브라운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존재다. 두 선수가 사실상 테이텀과 할러데이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테이텀의 빈자리는 메울 수 없다. 샘 하우저, 크리스 부쉐이 등이 있으나, 냉정히 주전감으로 보기는 어렵다. 프리차드와 마찬가지로 보스턴 농구에 익숙한 하우저가 주전으로 출전할 것이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센터 포지션이다. 포르징기스가 떠났고, 심지어 정상급 백업 빅맨이었던 호포드와 코넷까지 떠났다. 마이낫과 가르자를 영입했으나, 두 선수는 다른 팀에서 백업 역할도 맡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직전 시즌 보스턴에서 간간이 출전 시간을 받은 퀘타가 주전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에는 압도적 우승 후보 1순위라는 평가였으나, 현재는 냉정히 플레이오프 진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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