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든 사람에겐 모든 게 못, 오판 줄이려면…[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이번에는 멍거의 투자와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멍거는 대조 경향보다 올바른 사고에 더 큰 피해를 미치는 영향도 드물다고 강조했다. 6만5000달러짜리 자동차를 살 때, 차 가격과 비교하면 푼 돈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1000달러짜리 가죽 대시보드를 바가지를 쓰고 사는 등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다.
대조 경향을 악용한 판매 수법도 많다. 타지에서 이사 오면서 급하게 집을 구하는 사람의 경우를 보자. 어떤 부동산 중개인은 먼저 고객에게 일부러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의 형편없는 집 3곳을 보여 준다. 그리고 나서 고객에게 적당히 비싼 가격에 조금 안 좋은 집을 제시하면 고객은 앞서 본 집보다 싸고 좋다는 이유로 선뜻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대조 경향은 우리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발생하기 쉽다. 판매자가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불렀다가, 예컨대 책상 가격을 100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나중에 40만원(사실 원래 가격)으로 할인해준다고 말하면 싸게 느껴지는 게 좋은 예다.
사람이 재앙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도, 재앙을 피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멀리 간 후에야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걸음은 이전 위치와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작아 뇌가 차이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급성 스트레스성 우울증'이 장기간 지속될 뿐 아니라 일상 생활을 못할 정도의 피로를 동반하는 극도의 비관주의를 유발해 사고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걸 알고 있다. 다행히도 이러한 우울증은 인류가 겪는 질환 중 회복 가능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현대 의약품이 등장하기 전에도 우울증에 시달린 윈스턴 처칠이나 사무엘 존슨(18세기 영국의 시인·평론가)은 인생에서 위대한 업적을 성취했다고 멍거는 짚었다.
멍거는 개가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는 '조건 반사'로 유명한 파블로프의 마지막 실험에 대해서도 상당 분량을 할애해 설명했다. 1920년대 레닌그라드에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파블로프는 많은 개를 철제 케이지에 가두고 있었다. 갑작스레 홍수가 들이닥치자 개들은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태에 처했고 이 같은 극한 스트레스 상황을 겪은 후 일부 개는 이전에 좋아하던 사육사를 싫어하는 등 성격이 180도 바뀌었다.
뇌는 마치 노래 속 남자가 가까이 있는 여자에게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경향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하거나 인식이 차단된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의 심리는 손쉽게 접근가능한 정보를 과대평가하기 쉬우며 이는 가용성 경향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가용성 경향으로 인한 오판을 방지하는 최적의 방법은 체크 리스트를 사용해 그 영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해결책은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이 반증 증거를 강조하며 취한 방법인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수치를 생산하는 요인보다 그렇지 않은 요인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회의적이고 명확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고용해서 이들이 기존 개념에 반대되는 개념을 옹호하도록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일컫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대조 경향의 결과 중 하나는 지나치게 생생한 증거는 기억하기 쉬워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바로 이 때문에 의식적으로 과소평가해야 하며 덜 생생한 증거는 오히려 과대평가해야 한다.
멍거는 현명한 사람은 유용하지만, 자주 쓰이지 않는 기술도 더 나은 자아에 대한 일종의 의무감으로 평생에 걸쳐 연마한다고 말했다. 만약 연마하는 기술의 수를 줄여서 결과적으로 그가 보유한 기술이 줄어든다면 '망치 든 사람'의 오류를 범할 것이기 때문에다. 멍거는 "망치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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