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인천] 실뱀장어 ‘멸종위기’ 되면… 몸값 오를까, 잡기 힘들까
등재되면 2027년 6월부터 국제거래 금지
‘저가 중국산’ 안 들어오니 제값 받을 듯
조업 규제 강화 가능성은 어민 불안 요소

보양 음식으로 큰 인기인 민물장어 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어 국제거래가 금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사무국은 유럽연합(EU)의 제안에 따라 오는 11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당사국총회에서 뱀장어 멸종위기종 등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총회에 앞서 CITES가 발표한 잠정 평가 자료를 보면 모든 식용 장어가 ‘부속서 2’ 요건에 해당한다고 지적됐습니다. 부속서 2에 포함되면 장어 수출입 때마다 과학적 근거에 따른 당국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먹는 양식 민물장어는 인공부화를 시켜 사육하는 것이 아닌 자연 상태의 ‘실뱀장어’를 잡아 키우는 형태로 양식됩니다. 장어는 민물에서 자라지만, 알은 3천㎞나 떨어진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서 낳는 특성이 있습니다. 민물에서 자라 바다에서 알을 낳고, 수천㎞를 이동하는 장어의 생애 특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치어인 실뱀장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인공부화를 시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매년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양식장에선 일반적으로 60% 정도를 중국이나 대만에서 수입한다고 합니다. 태평양에서 민물을 찾아 올라오는 실뱀장어의 특성상 중국이나 대만의 조업시기는 우리나라보다 빠릅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선 12월 말부터 실뱀장어 조업을 시작하지만, 인천 강화도 어민들은 3월 중순에야 실뱀장어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장어 양식 어가들은 미리 중국이나 대만산 실뱀장어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양식장에 이미 실뱀장어가 차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화도에서 잡힌 실뱀장어는 양식 어가들이 부르는 데로 팔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강화도 주민들이 실뱀장어를 잡아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장어가 CITES 부속서2에 등재되면 2027년 6월부터 국제거래가 금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화도 어민들 사이에선 이제야 제 가격에 실뱀장어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 마리당 2천~3천원에 달하던 실뱀장어 가격은 올해 200~300원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인건비와 기름값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팔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강화도 어민들의 주장입니다. 이 때문에 강화군청에 등록된 실뱀장어 조업 어선은 77척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30~40척만 조업하고 있다고 어민들은 설명합니다.
60% 비중을 차지하던 실뱀장어가 수입되지 않으면 가격도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어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실뱀장어 조업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어민들에게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수산업법에 따라 안강망(긴 자루 형태의 그물)을 설치한 무동력선이나 5t 미만 동력선으로 조업해야 합니다. 하지만 강화 어민들은 대부분 5t이 넘는 동력 어선으로 조업에 나서거나 갯벌에 그물을 설치하고 이를 수거하는 방식의 낭장망·주목망을 이용해 실뱀장어를 잡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으나, 어족 자원 보호를 이유로 정부에선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뱀장어가 멸종위기종이 되면 단속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화도 어민들은 조업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금어기가 지정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강화도에선 3~5월에 주로 실뱀장어 조업을 하는데, 이 시기가 금어기가 되면 어민들의 어획량은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시나 강화군이 어민들이 관련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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