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빈으로 맞는 英 ‘부디 처칠의 유산 잊지 마시오!’
2차대전 거치며 영·미 동맹 상징적 인물 돼
트럼프, 이번에도 英 의회 방문·연설은 생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이 임박한 가운데 영국이 양국의 이른바 ‘특수 관계’(special relationship)를 상징하는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총리의 유산을 십분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영국 국빈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이나 전과 마찬가지로 의회 연설은 이뤄지지 않아 트럼프와 그에게 적대적인 일부 일부 의원이 서로 얼굴을 붉힐 일도 없게 됐다.

트럼프는 첫번째 임기 도중인 2019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 역사상 한 명의 대통령이 임기 중 영국 국빈 방문 기회를 두 차례나 잡은 것은 트럼프가 처음이다.
영국 왕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16일 오후 늦게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며 런던 주재 워런 스티븐스 미국 대사가 이들 부부를 영접한다. 금융 사업가 출신인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2024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부부를 맞이하는 자리에는 외교 관례상 미국 주재 영국 대사도 마땅히 함께해야 하지만, 피터 맨덜슨 전 주미 영국 대사가 최근 갑자기 해임된 점은 이번 국빈 방문 행사의 ‘옥에 티’라고 하겠다. 맨덜슨은 미국의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빈으로서 트럼프 부부의 공식 일정은 영국 도착 이틀째인 17일 시작된다.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카멀라 왕비·윌리엄 왕세자·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등 영국 왕실 구성원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공군 특수 비행팀 ‘레드애로’의 곡예 비행 등이 포함된 영국군의 의장 행사를 참관한다. 이어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예배당을 찾아 2022년 타계 후 그곳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의 무덤에 헌화한다. 트럼프 부부를 위한 국빈 만찬은 17일 오후 윈저성에서 열릴 예정인데, 이는 런던 시내에 있는 버킹엄궁이 보수 작업에 들어가 현재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영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함께한 국빈 만찬 역시 윈저궁에서 개최됐디.

통상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기간에는 의회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할 기회가 주어지나 트럼프는 2019년 첫 국빈 방문 때처럼 이번에도 의회 연설을 생략한다. 영국 의회의 휴회 기간과 겹친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이나, 미·영 양측 모두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백악관과 영국 정부는 트럼프에 비판적인 의원들이 연설 도중 야유를 보내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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