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경제 픽!] 경제 성장이냐, 주담대 안정이냐… 금융당국 기준금리 인하놓고 고심

김호석 2025. 9.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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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금리를 동결해도 대출액은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시기를 놓고 깊은 고심에 들어갔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원 넘게 늘어난 가운데 국내 경제 성장 흐름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의 안정을 놓고 추가 금리 인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 한국은행 사실상 금리인하 예고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서울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와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큰 만큼 9·7 주택공급 대책의 효과와 완화적 금융 여건의 주택가격 기대 영향 등을 점검하며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해야한다”며 “성장세는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당분간 잠재 수준보다 낮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성장의 하방 압력 완화를 위해 추가 대응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기준금리 1%p 인하의 성장률 영향. 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금리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성장률 제고 효과는 미미했지만 집값과 가계대출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 1%p 인하(3.5%→2.5%)가 국내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번 금리 1%p 인하의 향후 1년간 성장률 제고 효과는 0.27%p 정도로 추정됐다.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가계와 기업의 올해 1분기 중 이자 부담 금리도 각 2023년 4분기, 작년 2분기보다 0.25∼0.68%p, 0.27∼0.54%p 떨어졌지만 소비와 투자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금리 인하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가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나머지 74%는 수급·규제·심리 등 다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금리 인하가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셈이다. 또 1%p 금리 인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p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총수요 경로의 물가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작지만, 큰 환율 변동성 탓에 환율 경로를 통한 상승 압력이 커졌다. 한은은 “서울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와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큰 만큼 9·7 주택공급 대책의 효과와 완화적 금융 여건의 주택가격 기대 영향 등을 점검하며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6·27 가계대출 규제 불구 가계대출 한달새 4조원 늘어

지난 6·27 가계대출 규제 이후 하반기에도 국내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을 관리하며 대출문턱을 높였지만 주택담보대출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월 말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1168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6월 6조2000억원에 이르던 가계대출 증가 폭은 6·27 대책 이후인 7월에는 절반 이하인 2조7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달 다시 4조원대로 반등한 것이다. 부문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30조3000억원)이 3조9000억원 늘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1000억원)의 경우 3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6월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돼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기타 대출은 7월 일시 중단된 비대면 대출이 재개돼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4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전월(+2조3000억원)의 두배 수준으로 지난 2월(+4조2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 8월 들어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홍보물이 붙어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8845억원으로, 7월 말(758조9734억원)보다 1조9111억원 불었다. 연합뉴스

■ 시중은행 대출문턱 높이기 여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9·7 가계대출 추가 규제’를 대출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8일 비대면 창구를 닫았다.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이날 오전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고 하나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창구도 현재 막혀있는 상태다. 앞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묶는 등의 6·27 대책 발표 직후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은 시스템 업데이트를 명분으로 길게는 열흘 이상 비대면 대출 창구를 막았다.

반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은 현재 비대면 온라인 채널에서 계속 주택담보대출 등의 신청을 받고 있다.

또 지난 7일에는 금융위원회가 대출수요 추가 관리 방안에 따라 수도권 내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50%에서 40%로 강화한 대출 규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 통계 기준 1주택을 보유하고 수도권 내에서 보증 3사(서울보증보험·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으로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 중, 2억원 이상 3억원 미만 구간 대출받은 비율이 30% 정도”라며 “이들이 추후 다른 전세 계약을 맺을 경우를 가정하면 현재 받은 대출 한도보다 평균 6500만원씩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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