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죽마고우가 '살인자·피해자' 된 그날의 술자리[사건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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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남성 정 모 씨와 A 씨.
정 씨는 A 씨의 목을 강하게 조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 부검 결과 목 부위에서 상당한 외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골절이 발견됐고, 해부학적 쉽게 골절되지 않는 부위임을 감안할 때 정 씨가 친구의 목 부위를 상당 시간 강하게 졸랐을 것으로 봤다.
또한 재판부는 정 씨의 행위가 A 씨의 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로 인정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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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미약·정당방위 인정 안돼…징역 7년 선고

(서울=뉴스1) 신윤하 김민수 기자 = 71세 남성 정 모 씨와 A 씨. 두 사람은 알고 지낸 지 60년쯤 된 죽마고우였다. 고향 친구이자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거의 평생을 알고 지냈다.
그들이 각각 '피해자'와 '살인자'가 된 것은 지난해 2월 5일이었다.
정 씨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A 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사건의 시작은 사소했다. 만취한 A 씨가 오후 9시 34분 정 씨의 입술을 한 대 때렸다.
정 씨는 격분했고, 분노를 강한 폭력으로 표출했다. 그는 주먹과 발로 A 씨의 얼굴과 몸통을 여러 차례 때렸다.
다툼은 단순한 몸싸움으로 끝나지 않았다. 정 씨는 A 씨의 목을 강하게 조르기까지 했다.
결국 A 씨는 경부압박 질식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오래된 친구였던 두 사람이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살인자가 된 건 한순간이었다.
정 씨는 범행 직후 친구 3명에게 전화하거나 전화를 시도했다. 한 친구에겐 피해자의 얼굴을 촬영해 전송하기도 했다.
체포된 정 씨는 자신이 A 씨를 고의로 살인한 게 아니라며, 자신의 폭력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 부검 결과 목 부위에서 상당한 외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골절이 발견됐고, 해부학적 쉽게 골절되지 않는 부위임을 감안할 때 정 씨가 친구의 목 부위를 상당 시간 강하게 졸랐을 것으로 봤다.
또한 재판부는 정 씨의 행위가 A 씨의 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로 인정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A 씨가 입은 상처에 비하면 정 씨는 얼굴, 목, 가슴을 맞거나 긁힌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정 씨가 주장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도 인정되지 않았다. 정 씨가 A 씨와 나눈 대화 내용과 공격당한 경위 등을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고, 직접 119 신고를 한 점 등을 종합할 때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26일 살인 혐의를 받는 정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면서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했고,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며 그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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