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해 체포 영장인 줄 모르고 서명도… 처방약조차 못 받아” [밀착취재]
“통역 없이 소통 어려워… 식사·시설 모두 열악”
“강압적이던 美 요원들 시간 갈수록 태도 달라져”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풀려난 근로자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구금 당시 상황이 알려졌다. 일주일간 가슴을 졸인 가족과 동료들도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통역이 없어 소통이 어려웠고, 적법하게 체류 중이라는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처방 약이 제공되지 않는 등 상황이 열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대 아들이 협력사 직원으로 출장에 갔다가 구금됐다고 밝힌 A씨는 “(귀국이) 하루 연기됐다고 했을 때 마음이 무너졌다. 왜 그러는지 연락도 되지 않고 답답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김모(45)씨는 “남편과 연락하기 위해 회사를 통해 영치금을 보냈지만 끝내 전화는 오지 않았다”며 “영문을 알 수 없으니 ‘미국이 다른 꼬투리를 잡아 안 보내려고 해 늦춰진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에 떨었다”고 했다.
체포 당시에는 ‘비자를 발급받았다’는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동료를 마중하러 왔다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무장한 인원 수십명이 한국인이면 다 데리고 가는 수준이었다고 했다”며 “배터리 공장이 넓은데도 샅샅이 뒤졌다”고 말했다. 김씨도 “체포 당시 ‘합법이다’, ‘비자를 받고 왔다’고 말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구금소에서 처방 약조차 받을 수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금자 중 최고령자였던 65세 전기 기술자의 아내 전모씨는 “남편이 늘 먹는 관절 약을 못 먹어 불편하다고 했다”며 “구금소 내에서 소화제 정도만 받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입국 현장에선 한 근로자가 동료들과 악수하면서 “OO님이 고혈압약을 못 먹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초반에 강압적이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태도가 점차 변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조씨는 “처음에는 되게 강압적이고 범죄자 취급하는 태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는지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종도=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길 잃고 산 '금호동' 집 10배 대박…조현아의 남다른 '은행 3시간' 재테크
- 7남매 집 사주고, 아내 간병까지…태진아가 350억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
- 가구 공장 임영웅, 간장 판매왕 이정은…수억 몸값 만든 ‘월급 30만원’
- “5만원의 비참함이 1000만원으로” 유재석이 세운 ‘봉투의 품격’
- “내가 입열면 한국 뒤집어져”…참치 팔던 박왕열, 어떻게 ‘마약왕’ 됐나 [사건 속으로]
- “법대·의대·사진작가·교수…” 박성훈·구교환·미미, 계급장 뗀 ‘이름값’
- “세균아 죽어라~ 콸콸”…변기에 소금, 뜨거운 물 부었다가 화장실만 망쳤다
- '명량' 권율·'슬빵' 박호산…마흔 앞두고 개명 택한 배우들의 신의 한 수
-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이미 진행중인 ‘침묵의 지방간’
- “은희야, 이제 내 카드 써!” 0원에서 70억…장항준의 ‘생존 영수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