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구하러 일본 간다"… '품절 대란'에 원정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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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 구하려면 한참 대기해야 해요. 주말에 후쿠오카 병원 예약했습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서 만든 비만약 '마운자로'가 지난달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투여하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이모(37)씨는 최근 일본행 항공권을 끊었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최근 살이 급격히 쪄 마운자로 복용을 고민하고 있는데 국내 가격이 부담되던 차에 일본 가족 여행을 가게 돼 구입하려고 한다"며 "비대면 진료도 가능하다는 후기가 있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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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사이에서 일본 병원 '성지'도 공유
"해외 처방, 안전성 담보 어려워" 지적도

"지금 한국에서 구하려면 한참 대기해야 해요. 주말에 후쿠오카 병원 예약했습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서 만든 비만약 '마운자로'가 지난달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투여하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이모(37)씨는 최근 일본행 항공권을 끊었다. 국내 판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품귀 현상이 빚어져서다. 이씨는 "일본에선 대기가 한국보다 적고, 가격도 40만 원가량 저렴하다"며 "연차를 낼 순 없는 상황이라 당일치기로 가서 3개월치를 처방받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마운자로를 처방받기 위해 일본 원정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공편, 숙소 값은 뽑을 수 있어 추천한다" "일본에서 처방받고 왔다"는 추천이나 후기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비대면으로 처방을 해주는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등의 일부 병원은 이른바 '마운자로 성지'로 불리며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실제 후쿠오카의 한 병원을 방문해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한 작성자는 "원래 당일 수령이 불가능한 곳이었는데, 한국인들 문의가 많아 당일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을 빼 놓는다더라"며 "1박 2일로 다녀올 만하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도 일본행을 부추긴다. 일주일에 1회 정해진 용량을 피하주사로 맞는 마운자로는 국내 출고가가 4주 분 기준 시작 용량(2.5㎎)이 약 28만 원, 유지 용량(5mg)은 약 37만 원 선이다. 3개월 치 가격이 국내에서 100만 원을 웃도는 반면, 일본에서는 6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가 일본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마운자로 가격도 낮게 책정됐다는 분석이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최근 살이 급격히 쪄 마운자로 복용을 고민하고 있는데 국내 가격이 부담되던 차에 일본 가족 여행을 가게 돼 구입하려고 한다"며 "비대면 진료도 가능하다는 후기가 있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 여파로 국내 출시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고용량 제품(7.5㎎·10㎎)을 일본에서는 구할 수 있다는 점도 발길이 향하는 요인이다. 김씨는 "기약 없는 고용량 제품도 일본에서 더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으니 이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성은 여전히 논란이다. 마운자로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처방이 허가된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무분별하게 처방받았다가는 오심·구토·설사 같은 이상 반응부터 급성 췌장염, 담석증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문의약품은 투여 과정에서 부작용과 효과를 비롯한 환자 상태를 의료진이 계속해서 살펴야 한다"며 "해외에서 처방받는 건 개인 선택이지만, 안전성이 충분히 담보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마운자로 처방을 위한 일본 원정을 정부가 관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관세법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은 개인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별도 허가나 신고 절차 없이 반입할 수 있다. 6병 이하거나 1회 처방 기준 3개월 분까지 통관이 가능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오남용 우려가 있다고 지정된 의약품은 정식 수입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마운자로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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