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사태를 '전화위복' 계기로...정부 "美대사관에 투자기업인 비자데스크 설치 논의"
한미 협상으로 숙원 입법 등 해소 계획
정부, '마스가' 등 대미투자 노동 특이성 설명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이제 관심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으로 쏠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서 미국 비자 발급과 체류 자격 시스템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미 간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 워킹그룹에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 관련된 업무 종사자 대상 별도 비자데스크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일단 비자 문제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협상모드에 돌입했다. 양국은 단기 상용 B-1 비자 적용 기준, 비자 신설 및 쿼터 확보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자 문제는 수년간 진전 없이 논의돼 온 문제로 정부는 이번 사태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구금 사태로 비자 협의 계기 마련
이날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구금 사태로 수십 년 동안 제안했는데도 풀지 못한 비자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며 "이외에도 미 측에서 소극적으로 응해왔던 의제들에 대해 협의가 개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대미투자와 한미동맹에 대한 여론이 크게 흔들리자 미국과 보다 유리하게 협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조현 외교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국의 노동 교육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비자 협의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겸 부통령 안보보좌관도 조 장관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 아래 이룬 대규모 대미투자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현 비자 제도는 이를 뒷받침해오지 못했다"며 비자문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우선 기존에 출장자들이 받던 단기 상용 B-1 비자 등의 명확한 적용 기준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에 구금된 출장자들은 대부분 B-1 비자와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등을 받고 입국해 현장에서 일하다가 미 이민당국의 현장 유권 해석에 따라 체포됐다. 미 국무부는 외교 업무 매뉴얼(FAM)에 ESTA와 B-1비자 허용 범위 등을 밝히고 있는데, B-1과 ESTA 모두 단기 회의 참석이나 계약 협상 등 비즈니스 방문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반입된 장비의 설치 및 수리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토안보수사국(HSI)·이민세관단속국(ICE)·세관국경호보호국(CBP) 등에는 일관된 기준이 공유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 비자 매뉴얼 일원화 필요성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미측이 비즈니스 목적 단기 상용 B1 등 비자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표시했느냐 질의에 "그런걸 포함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고 쿼터를 신설하고 비자를 손쉽게 받기 위한 여러 조치 등을 다 포함해 함께 워킹그룹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자(E-4) 쿼터 신설, 가속도 붙을까

정부는 궁극적으로 현지 취업이 가능한 H-1B 비자의 한국인 할당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기술·공학 등 전문 직종 외국인을 위한 H-1B 비자는 연간 발급 대상이 제한돼있고 추첨제로 운영돼 받기가 어렵다.
이에 정부는 2012년부터 한국인 전문인력만을 대상으로 별도 비자(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 입법을 위해 미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펴왔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미국 사회 분위기상 법안 통과가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7월 미 의회에는 이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이번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용해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한 예외조치도 가능한지 검토한다. 한국 근로자들이 단기 체류하며 장비 지원을 해야 하는 구조를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또는 묵인을 통한 추방 유예를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조현 장관은 이날 입국하면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 한국에서 기업투자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이 가장 빠르게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주한미국대사관에 별도 데스크 설치하는 것 등을 포함해 논의할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미 국무부와 외교부 간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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