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 '라이벌이 모두 쓰러졌다' 뉴욕, 이번에는 진짜 다를까?

이규빈 2025. 9. 1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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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과연 뉴욕이 이번에는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까.

뉴욕 닉스는 NBA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중 하나다. 1946년에 창단해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뉴욕을 연고지로 뒀고, 무려 미국 스포츠의 상징적인 건물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뉴욕의 경기 때마다 관중석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셀럽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승도 1970년과 1973년, 2번이나 차지한 경험이 있다.

이런 뉴욕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일단 2010년대에 뉴욕을 이끌었던 스타는 바로 카멜로 앤서니였다. 앤서니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와 함께 2010년대를 대표했던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제임스, 듀란트와 달리 앤서니의 기량은 MVP급 레벨은 아니었고,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올려놓는 것 정도에 그쳤다.

그리고 앤서니마저 팀을 떠나자, 그야말로 처참한 암흑기에 돌입했다. 그나마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지명했고, 이 선택이 대박이 터지면서, 반전을 노리나 싶었으나, 포르징기스도 구단 수뇌부와 불화로 팀을 떠났다.

뉴욕은 또 기약 없는 리빌딩을 시작했고,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RJ 배럿, 2020 NBA 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오비 토핀을 지명하는 등 유망주를 모았다. 이런 뉴욕에 새로운 왕이 등장한다. 바로 줄리어스 랜들이었다. 랜들은 다양한 팀을 떠돌며 '애매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에 능하지만, 그렇다고 팀을 캐리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고, 현대 농구의 트렌드인 3점슛이 아닌 미드레인지와 골밑 공격에 능했기 때문이다.

이랬던 랜들이 뉴욕에서 완전히 만개하다. 탐 티보도 감독과 찰떡궁합을 보였고, 뉴욕을 이끄는 에이스로 떠올랐다. 랜들의 활약으로 뉴욕은 모처럼 플레이오프 무대를 맛봤다. 여기에 2022-2023시즌을 앞두고 FA로 대어가 합류한다. 바로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루카 돈치치의 파트너였던 제일런 브런슨이다. 댈러스에서 잠재력을 보였던 브런슨은 곧바로 뉴욕에서 에이스로 활약한다.

이제 뉴욕의 주인공은 브런슨이었다. 한때 뉴욕의 왕이었던 랜들은 뒷방 신세가 됐고, 철저히 브런슨 위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 결정은 옳았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부진했던 랜들과 달리 브런슨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하며, 뉴욕을 2라운드로 이끈 것이다. 비록 2라운드에서 7차전 승부 끝에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패배했으나, 뉴욕이 보여준 투지는 놀라웠다.

2024-2025시즌 리뷰
성적: 51승 31패 동부 컨퍼런스 3위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뉴욕의 오프시즌은 비교적 조용하게 흘러갔다. 직전 시즌에 아쉽게 7차전 승부에 패배했고, 무엇보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랜들, 미첼 로빈슨, OG 아누노비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기 때문에 현재 로스터로 다시 도전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초대형 트레이드가 성사했다.

브루클린 네츠의 에이스였던 미칼 브릿지스를 무려 1라운드 지명권 5장을 주고 영입한 것이다. 브릿지스는 NBA 최고의 3&D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티보도 감독의 농구 시스템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로 보였기 때문에 훌륭한 영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뉴욕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바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슈퍼스타였던 칼 앤서니-타운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이었다. 대가는 골칫덩이가 된 랜들과 쏠쏠했던 단테 디빈첸조였다. 충격적인 트레이드였고, 시즌 구상을 통째로 바꿔야 할 정도의 대형 움직임이었다. 시즌 시작을 코앞에 두고 티보도 감독에 엄청난 과제가 등장했다.

막상 정규리그에서 뉴욕의 경기력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티보도 감독 특유의 혹사는 여전했으나, 대신 성적은 확실히 냈다. 브런슨, 브릿지스, 아누노비, 조쉬 하트, 타운스 등 주전들의 출전 시간은 매 경기 35분을 넘으며 승리를 챙겼다. 뉴욕의 색깔은 확실했다. 그야말로 '강약약강'의 정석이었다. 강팀에는 힘도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으나, 대신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뉴욕은 시즌 내내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런 뉴욕에 행보에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플레이오프는 강팀끼리 맞붙는 무대이고, 강팀에 약한 뉴욕의 경쟁력이 우려된 것이다.

막상 플레이오프에 돌입하자, 뉴욕은 예상과 달리 선전했다. 1라운드에서 만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젊은 선수들에게 브런슨이 한 수 가르치며 4승 2패로 2라운드에 진출했고, 2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보스턴 셀틱스를 만났으나, 제이슨 테이텀의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며 손쉽게 승리했다.

그리고 운명의 컨퍼런스 파이널, 이번 상대는 바로 직전 시즌에 뉴욕을 탈락시킨 인디애나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엄청난 클러치 원맨쇼로 뉴욕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번에는 직전 시즌보다 높은 무대인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탈락했으나, 뉴욕 팬들의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오프시즌 IN/OUT

IN: 조던 클락슨(FA), 구에르손 야부셀레(FA), 모하메드 디아와라

OUT: 카메론 페인(FA)

전력 이탈이 없고, 보강만 있던 오프시즌이었다. 이미 탄탄한 라인업을 갖춘 뉴욕은 전력이 약화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약점을 확실히 보강했다.

브런슨의 백업 포인트가드이자, 식스맨 역할을 수행했던 페인이 떠난 공백을 클락슨이라는 더 훌륭한 기량을 갖춘 선수로 대체했다. 페인은 직전 시즌 평균 6.9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클락슨은 무려 평균 16.2점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냉정히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차이다. 뉴욕의 벤치는 엄청나게 보강됐다.

여기에 야부셀레라는 최상급 롤 플레이어도 영입했다. 야부셀레는 직전 시즌에 유럽 무대에서 NBA 무대로 넘어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소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조엘 엠비드의 백업으로 출발했으나, 엠비드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다. 놀라운 점은 야부셀레는 다른 NBA 팀에게 더 높은 금액을 제안받았으나, 그걸 거부하고 뉴욕으로 합류했다.

별다른 지출 없이 훌륭한 전력 보강에 성공한 오프시즌이었다.

키 플레이어: 칼-앤서니 타운스
기록: 평균 24.4점 12.8리바운드 3.1어시스트

타운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미 최고의 빅맨 유망주로 명성을 떨친 선수였다. 같은 나이 또래의 유망주 중에서 압도적인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농구 명문대학교인 켄터키 대학교에 진학했다. 켄터키 대학교에서 타운스는 공격의 비중보다 수비에서 비중이 컸고,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수비형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5 NBA 드래프트에 참여한 타운스는 당연히 전체 1순위 유력 후보였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미네소타는 고민도 없이 타운스를 지명했다. 그리고 NBA 무대에서 타운스는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바로 대학 시절의 평가였던 수비형 빅맨이 아닌,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인 것이다. 신인 시즌에 평균 18.3점 10.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2년차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공격형 빅맨이 됐다.

타운스는 그야말로 엄청난 슛터치를 뽐냈다. 3점슛과 미드레인지 슛 등 외곽슛에 파괴적인 장점을 보이며 NBA 무대를 압도했다. 타운스는 NBA에서 가장 외곽슛이 좋은 빅맨으로 떠올랐고, 곧바로 올스타는 물론이고, 올-NBA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문제는 미네소타의 팀 성적이었다. 이런 역대급 빅맨인 타운스를 보유했으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지미 버틀러가 있던 2017-2018시즌이 유일했다. 그마저도 1라운드에서 1승 4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타운스가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후 2020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앤서니 에드워즈가 합류했고, 이때 미네소타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에드워즈와 타운스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했고, 2022-203시즌을 앞두고 루디 고베어까지 영입하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것이다. 그리고 2023-2024시즌에 타운스와 미네소타는 케빈 가넷 시대 이후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으며, 마침내 서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강호로 거듭났다.

기쁨도 잠시, 미네소타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타운스를 뉴욕으로 트레이드한 것이다. 이는 타운스의 기량의 문제가 아닌 미네소타의 재정 상황 때문이었다. 미네소타는 앞으로 에드워즈와 고베어, 제이든 맥다니엘스 등의 연장 계약이 다가왔고, 도저히 연봉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트레이드 가치가 있으면서, 막대한 연봉을 받고 있는 타운스를 보낸 것이다.

타운스의 뉴욕행은 오프시즌 최대 화두였고, 과연 타운스가 뉴욕의 수비 시스템에 어떻게 녹아들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그리고 그 의문은 적중했다. 타운스는 공격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에서 형편없는 모습으로 양날의 검이었다. 이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상대 팀에서 의도적으로 타운스만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심지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타운스의 공격력은 정규리그에 비해 아쉬웠다. 뉴욕의 탈락 원흉 1순위로 타운스를 지목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결국 타운스와 뉴욕에 차기 시즌은 너무나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 동부 컨퍼런스의 절대 강자였던 보스턴이 테이텀의 부상으로 리빌딩을 선언했고, 뉴욕을 두 시즌 연속으로 탈락시킨 인디애나도 할리버튼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는 리빌딩에 나선 상태다. 뉴욕과 타운스에게 차기 시즌은 변명은 없다.

예상 라인업
브런슨-하트-브릿지스-아누노비-타운스

뉴욕의 주전 라인업은 고정이다. 사실상 변화가 없는 라인업이고, 부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티보도 감독은 절대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주전 선수들의 출전 시간도 5명 모두 35분 이상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이는 당연히 시즌 막판에 갈수록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장 직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뉴욕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적절한 벤치 자원의 활용은 필수로 보인다. 다행히 차기 시즌 뉴욕에는 티보도 감독이 신뢰할 수 있는 벤치 자원들이 영입됐다. 베테랑 가드 클락슨과 수준급 롤 플레이어인 야부셀레다. 두 선수는 모두 티보도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뉴욕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마일스 맥브라이드의 존재도 있다. 맥브라이드는 3&D 유형의 가드로 뉴욕의 앞선 수비와 에너지 레벨을 책임지는 선수다. 주전만큼 중요한 선수가 바로 맥브라이드다.

현재 강호였던 팀들의 줄부상으로 동부 컨퍼런스는 빈집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주축 선수가 모두 건재한 뉴욕은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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