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보유 외화 80%를 3년 내 투자” 美 압박 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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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가 한국의 대미 투자 조건에 대한 입장 차 때문이라고 한다.
총액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는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했는데, 그 투자 방법과 시기, 투자 이익 배분 조건을 놓고 미국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 정부가 이런 조건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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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가 한국의 대미 투자 조건에 대한 입장 차 때문이라고 한다. 총액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는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했는데, 그 투자 방법과 시기, 투자 이익 배분 조건을 놓고 미국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는 탓이다.
투자액 3,500억 달러는 올해 한국 예산의 70%에 해당하는 액수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 557억 달러를 기준으로 봐도 6년 넘게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 규모다. 또 한국의 외화보유액의 80%를 넘는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10~20년 장기 프로젝트로, 민간 기업 투자와 미국 현지 금융 조달 등을 동원하고 여기에 정부의 대출 보증 등을 모두 합치면 버겁더라도 이행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11일 일본과의 합의 내용을 한국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며 “유연성은 없다”고 압박했다. 그 조건에 따르면 3,500억 달러를 트럼프 행정부 임기인 3년 안에 모두 투자해야 한다. 또 투자 대상도 미국이 결정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즉시 관세를 25%로 올리게 된다. 게다가 투자가 결정되면 45일 내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 투자 수익 배분도 일방적이다.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5대 5로 나누다, 이후에는 전체 수익의 90%를 미국이 차지한다.
한국 정부가 이런 조건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한국 경제규모 등을 살펴보면 일본과 동일한 투자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무역 협상은 상호 이익을 전제로 진행하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사실상 0% 관세에서 일방적으로 15%의 관세를 수용한 것만 해도 상호 이익에 불합치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 보유 외화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돈을 미국에 투자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동맹 관계에 커다란 상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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