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존중" vs "적극 항소"… 새만금 국제공항 백지화 판결에 둘로 나뉜 전북
전북도 "국토부와 항소… 당위성 입증할 것"
국제공항 없는 하계 올림픽 유치 차질 우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에 전북 지역의 찬반 여론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은 12일 서울행정법원에 새만금공항 판결 확정 시까지 사업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난 지 하루 만에 공항 사업 백지화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동행동 등 공항 건설 반대측은 국토교통부의 항소 포기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이번 판결로 새만금 공항의 위법성과 무용성, 위험성이 드러났다"며 "국토부와 전북도는 항소를 운운하며,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도민을 기만해 온 데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전북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법원이 조류 충돌 위험성을 무시한 환경 영향 평가와 경제적 타당성 없는 공항 사업 계획을 명확히 지적했다"며 "국토부와 전북도는 원심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올바른 행정의 자세"라고 말했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보도자료를 내고 "새만금 신공항은 조류 충돌 위험, 습지와 생태계 파괴, 경제성 부족 등은 이미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시민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사안"이라며 "이제라도 개발 중심 정책과 공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북도와 더불어민주당 측은 공항 건설이 정상 추진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이날 간부 회의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추진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번 판결에 구체적인 반박 논리를 정교하게 정리해 국토부와 즉시 항소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전북도의원 36명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30년 넘게 추진돼 온 국책사업이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며 국토부의 적극 대응을 요구했다. 이원택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등 전북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들도 "180만 도민의 염원을 외면한 것"이라며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새만금공항 사업에 제동이 걸리자 전북도가 추진 중인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가 항목에 도로, 공항, 철도 등 교통 기반시설의 장기 투자 계획 여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주상공회의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북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수소·탄소 산업 중심지 도약,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선정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제공항이 없는 현실에서는 국토 균형 발전도, 전북의 미래 구상도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전주시도 전날 입장문에서 "전북도와 전주시가 국내 후보지로서 야심차게 추진하는 하계올림픽 유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새만금공항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법원 판단은 '한 번 가난한 지역은 일어설 기회마저 잃은 채 지속적인 낙후의 굴레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새만금 공항 사업은 군산시 새만금 매립지 340만㎡ 부지에 활주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을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8,077억 원을 투입해 오는 11월 말 착공,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국토부가 지난 2022년 6월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자, 공동행동은 같은 해 9월 서울행정법원에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기본계획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군산공항이 이미 있는데도 인근에 공항을 추가 건설하는 것은 미군의 군사 목적을 강화하는 것이고,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갯벌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날 "국토부는 조류 충돌 위험을 축소 평가하고 입지 선정 절차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 사업 계획은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전주=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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