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3기 세상 떠난 엄마…'죽음의 급식실' 순직 첫발 뗐지만
[앵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를 정부가 순직으로 인정했습니다. 급식노동자의 죽음에서 국가의 책임이 인정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지만 열악한 노동 환경은 여전합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 급식실에서 오랫동안 일한 조리 실무사 이영미 씨는 4년 전 '폐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황덕규/고 이영미 씨 아들 : 처음엔 믿기지도 않았거든요. 오진일 수도 있으니 큰 병원 가서 다시 한번 조직검사를 해보자.]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픈데도 씩씩하게 웃으며 다시 일터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 두 남매의 엄마.
3년간 병마와 싸웠지만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후 고인의 가족과 동료들은 아이들의 한 끼 식사를 챙기는 것도 중요한 공무 중 하나라며 순직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 노동자들도 순직을 신청할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지금까지 학교 급식노동자의 순직은 인정된 사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폐암에 걸려 산재를 신청한 학교 급식노동자가 지난 5년 동안 200명이 넘고 14명이나 숨진 상황에서 '국가의 책임 인정'이 절실했습니다.
[황덕규/고 이영미 씨 아들 : 엄마가 일을 하다가 폐암에 걸리고 했던 그 힘든 감정을 제가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순직) 인정이 되어야, 다른 조리 실무사분들 일하시는 환경도 더 발전이 될 거고.]
고인의 1주기를 며칠 앞둔 지난달 말, 오래 목소리를 낸 끝에 순직이 인정됐습니다.
[이은주/충북평등학부모회 상임대표 : 진정한 위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이 지켜질 때 우리 아이들의 건강도 지켜집니다.]
그럼에도 '죽음의 급식실'로 불릴 정도로 열악한 노동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환기시설을 개선해야 하는 학교 급식실은 전국에 1만700곳이 넘는데 실제로 개선된 곳은 4천 곳도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의 생명권을 지키는 건 "선택이 아닌 책무"라는 현장의 목소리는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이우재 영상편집 오원석 영상디자인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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