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고양 덕양구 학군 재편불가" 입장 고수… 학부모 반발

고양시 덕양구 동쪽 지역의 학군 불균형 문제가 장기간 방치되며, 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이 사회적 파장으로 확대(중부일보 8월28일, 9월3일 인터넷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지자체가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경기도교육청은 여전히 '학군 재편·고교 신설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학생 인권보다 행정 편의와 통계 논리를 우선시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산 지역에는 16개의 고등학교가 있으나, 덕양구에는 13개 뿐이며, 특히 동쪽 지역은 고교가 단 5개로 교통 접근성이 열악해 일부 학생들이 왕복 3시간 가까이 통학하며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A양(고1)은 "아침 6시에 집을 나서 첫 버스를 타도 학교에 가려면 1시간 반이 걸린다"며 "공부할 힘도 남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부모 B씨는 "아이들이 세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며 통학는데, 교육청은 '문제없다'고 하지만, 이게 정상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과 지자체가 나섰다.
한준호 국회의원에 이어 변재석 경기도의회 의원은 지난 9일 제386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현재 고양시 전체를 하나의 군으로 묶어 1차에서 5개고교를 지망하고 이후 덕양구 내 13개교에서 선택하는 방식은 생활권과 맞지 않는 구조다. 덕양구 동쪽 끝 학생이 서쪽 끝 학교로 배정돼 왕복 2시간 이상 통학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장거리 통학을 감내하는 고양시 학생들을 위한 고등학교 증설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12일 만에 4천명을 넘었다. 그동안 '안 된다,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다가 사고가 터진 뒤에야 대책이 나오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라는 동일 조건에도 화성시와 용인시는 다수의 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지만 고양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 경기도교육청이 제출한 2025년~2028년 학교 설립 예정 현황자료에 따르면 화성시는 중학교 8곳과 고등학교 7곳, 용인시는 중학교 4곳과 고등학교 2곳이 신설될 예정이다. 그러나 고양시는 중학교 2곳(삼송1중·장항중)만 신설될 계획이며 고등학교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고양시도 지난 8일 고양교육지원청을 방문해 덕양지역 고등학교 부족 문제와 학군 불균형 해소 방안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고양시는 이날 면담에서 교육지원청에 ▶덕양지역 신규 고등학교 신설 필요성 검토 ▶인구·학생 수 변화에 따른 합리적인 학군 조정 필요 ▶경기도교육청과의 협력 체계 마련 및 정책 건의 요청 등의 주민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덕양 학부모 비대위측은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이번 사안에서도 관료적·행정 중심적 접근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학군 세분화 불가, 고교 신설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학생·학부모 요구 외면, ▶정치적 계산에 매몰된 교육정책이라는 여론 확산▶ 2026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낙선운동까지 언급되는 등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며 "해당 사안은 단순 행정 문제를 넘어 교육청의 책임성과 공공 리더십을 시험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측은 또 "학군 재편 로드맵을 마련해 고양시 학군을 최소 3개로 세분화해 덕양구 동쪽에 고교 설립을 추진, ▶실질적 통학 대책마련으로 셔틀버스·대중교통 증차해 안전한 통학 경로 확보, ▶정책 투명성 강화해 학부모·주민 의견수렴 절차 정례화, ▶임태희 교육감이 직접 로드맵과 실행 계획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고양시 학교운영협의회 덕양지회 초등부지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준(53) 덕양 학부모 비상대책위원장은 "고교 신설문제는 최근 고양시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지자체와 정치권 모두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교육청만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교육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이제는 교육청이 주민과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표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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