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옆에서 숙식, 제일 힘들었다”…미 구치소 7일간의 악몽 [현장]

이승욱 기자 2025. 9. 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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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과 연결된 탑승교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됐던 직원들이 나오는 순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직원들은 처음에 굳은 표정을 유지했지만 점차 한국에 도착한 것을 실감하면서 미소를 보였다.

협력업체 직원 서승범(40대)씨는 "처음에는 내가 체포당하는 줄 몰랐고 단순 신분만 확인한다고 생각했다"며 "체포 이후에 어떤 문서에 서명하라고 했는데 그때 체포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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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금 7일 만에 인천공항 전세기로 귀국
“정보 없는 상태서 체포…인권 보장 잘 안 돼”
이민 단속으로 체포됐던 미국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한 뒤 주차장에서 대기 중이던 가족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과 연결된 탑승교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됐던 직원들이 나오는 순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직원들은 처음에 굳은 표정을 유지했지만 점차 한국에 도착한 것을 실감하면서 미소를 보였다. 지인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안도의 눈물을 흘리는 직원도 있었다.

풀려날 때 짐을 돌려받지 못한 터라 직원들의 두손은 가벼웠다. 이들은 수하물을 찾지 않고 바로 입국 게이트로 빠져나갔다. 입국장으로 빠져나가던 송아무개(30)씨는 대한항공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에 대해 ”한국에 왔다는 게 실감 났다.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러벌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 등 330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이 12일 오후 3시24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억류된 지 7일 만이다.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 근로자들이 탑승한 전세기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직원들은 모든 정보가 차단된 상황 자체가 가장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엘지 에너지솔루션 직원 이아무개(30)씨는 “처음에는 금방 풀려나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루머가 돌았다. 2주가 걸릴 것이라는 말도 돌았다”며 “일 처리가 너무 늦어지고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송씨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체포됐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열악한 시설과 입에 맞지 않는 음식도 이들을 힘들게 했다. 조영희(44)씨는 “2인 1실을 썼는데 숙식하는 곳에 변기가 같이 있었다. 오픈된 장소에서 그런 걸 해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인권이 잘 보장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협력업체 직원인 이명조씨(34)는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려니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다. 식사는 제때 나오긴 하는데 거의 콩이랑 토스트 같은 것”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모두 자신의 체포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명조씨는 “아침에 9시30분부터 군인들이 공장을 둘러쌌다. 외부 사람부터 일차적으로 여권 검사를 하고 내부에 있는 사람도 집결시킨 뒤 비자 검사를 했다”며 “B1비자 등을 가지고 있으면 다 연행했다. 여권 비자검사를 한다고 세워뒀다가 갑자기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했다.

협력업체 직원 서승범(40대)씨는 “처음에는 내가 체포당하는 줄 몰랐고 단순 신분만 확인한다고 생각했다”며 “체포 이후에 어떤 문서에 서명하라고 했는데 그때 체포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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