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돌아와 진짜 좋다” “출장 갔는데 수갑 채워 억울해”

인천=이호준 기자 2025. 9.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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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됐던 한국 근로자 316명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리 공항에 나와 기다리고 있던 국내 가족들은 "별탈 없이 끝나서 다행" "죄 없는 사람들이 왜 구치소에 가야 했느냐" 등으로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LG전자 등 기업별로 마련된 구역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자리에서 뛰쳐나와 "왔다"며 소리치고 꽃다발을 건네며 근로자들을 껴안았다.

일부 가족은 근로자가 알아보기 쉽게 팻말을 들고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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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착륙하자 기다리던 가족들 “들어왔다”
귀국 근로자 “구금 시설 숙식하는 곳에 변기 있어
오픈된 장소에서 해결… 인권 보장 안 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됐던 한국 근로자 316명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리 공항에 나와 기다리고 있던 국내 가족들은 “별탈 없이 끝나서 다행” “죄 없는 사람들이 왜 구치소에 가야 했느냐” 등으로 말했다.

40대 남성 근로자는 귀국하면서 조선비즈 기자에게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면서 “국가와 회사가 노력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면서 “진짜 좋다, 이거 말고 뭐가 있겠나”라고 했다.

다른 남성 근로자는 “출장 중인데 갑자기 수갑을 차니까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쉬고 싶은 마음이 전부”라고 했다. 그는 “미국으로 출장을 떠날 때만 해도 관례적으로 (미국이 엄격하게 요구하는 비자를 받지 않은 상태로 가고) 그랬으니까 걱정하지는 않았다”면서 “(미국 구치소에 수감되니까)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라고 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남성 근로자도 “한국에 무사히 도착해 너무 좋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 구치소에서 고생을 해서 사실 너무 피곤하다”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후 3시 23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마중을 나가 탑승교 앞에서 내리는 근로자들을 맞이했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근로자들의 가족들은 전세기가 활주로로 착륙하는 모습을 보며 “들어왔어” “저 비행기다”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생중계를 보다가 근로자들이 전세기에서 내려 입국장에 들어서자 “나왔다”고 환호하기도 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LG전자 등 기업별로 마련된 구역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자리에서 뛰쳐나와 “왔다”며 소리치고 꽃다발을 건네며 근로자들을 껴안았다.

대전에서 올라온 주연정(64)씨는 아들을 기다리며 “벼락 맞은 것 같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회사에서 비자를 다 해줬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다 잡아갔다고 하니 무자비하다 싶었다”며 “어젯밤 아들이 ‘엄마, 나 비행기 탔으니까 걱정 마’라고 전화해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최모(39)씨는 “집에 있는 초등학생 아들이 ‘아빠 죄가 없는데 왜 감옥 가냐’고 물었다”며 “오늘 이렇게 다시 같이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 중 일부는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휴대전화를 켜 지인들과 통화를 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곧바로 미리 준비된 버스로 이동했다. 일부 가족은 근로자가 알아보기 쉽게 팻말을 들고 있기도 했다. 한 여성은 남편이 보이자 “여보!”라고 외치며 포옹했다. 버스에 나눠 타던 근로자들은 서로 “푹 쉬어라” “나중에 보자”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귀국한 근로자들은 지난 4일(현지 시각)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구금 시설에서 11일 새벽 석방될 때까지 일주일 정도 구금돼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조모(44)씨는 “7일 동안 일반 수감자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며 “2인 1실이었는데, 숙식하는 곳에 변기가 같이 있었고, 생리 현상을 다 오픈되어 있는 장소에서 해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주차장에서 가족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 40대 남성 근로자는 체포될 때 상황에 대해 “저는 허리에 쇠사슬을 감고 수갑을 차고 시설로 이동했다”며 “거기서 물도 주고 음식도 줬는데, 먹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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