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찾겠다는 방시혁 의장이 기억해야 할 것들 [스한:초점]

모신정 기자 2025. 9. 12. 15:3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하이브가 창사 이래 최대 리스크에 봉착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발돼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오는 15일 첫 경찰 소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6월 K팝 대표 그룹 방탄소년단의 모든 멤버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내년 봄 완전체 복귀와 월드투어를 앞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은 하이브는 물론이고 K팝 산업 전반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 7월 16일 정례회의에서 하이브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또 다른 하이브 전직 임원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통보했다. 

증선위 측은 방시혁 의장이 지난 2019년 당시 하이브가 기업공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기존 투자자들에게 하이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기망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존 투자자들에게 하이브 임원이 관여한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도 문제삼고 있다. 경찰 또한 지난해 말부터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최근 한국거래소 및 하이브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의 지휘를 받는 금감원 특별사법경찰관도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하이브 측은 해당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 7월 "현재 제기된 사안들에 대하여 당사는 금융당국과 경찰의 사실관계 확인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당시 상장이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진행됐다는 점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힌바 있다. 

방시혁 의장 또한 지난 8월 초 하이브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상장 과정에서의 상황들에 대해 우회적 표현들로 입장을 밝혔다. 방 의장은 "음악 산업의 선진화라는 큰 꿈과 소명 의식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그 과정 또한 스스로에게 떳떳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해 왔다. 때로는 그 당당함이 오만함으로 비쳤을 수도 있었겠다는 점을 겸허히 돌아본다. 성장의 과정에서 제가 놓치고 챙기지 못한 부족함과 불찰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깊이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 당국의 조사 시에도 상장 당시 상황에 대하여 상세히 소명했듯이 앞으로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여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드리겠다. 이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겸허히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음악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성찰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하이브 상장 당시와 관련된 사태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은 양분된다. 정부당국은 하이브의 상장 과정에서 방 의장 및 전 임원 등이 기존주주를 기망하고 사모펀드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IB) 업계는 당시 빅히트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각자 펀드만기와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지분 처분을 요청한 측면도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당시 빅히트엔터 보유 아티스트가 방탄소년단(BTS) 한 그룹뿐이었고 이들이 전원 군복무를 앞둔 상황이었기에 위험회피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내용이다. 특히 IB 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하이브 상장 이후 피해 호소를 한 적이 없다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방 의장과 사모펀드 사이의 민법상 계약이 사회적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자본시장법 제 178조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게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문제는 K팝 글로벌화의 1등 공신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이 지난 6월 전역하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내년 봄 새 앨범 발매 및 월드투어 활동 재개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곡 수집 작업 등에 나선 매우 중요한 시기에 방탄소년단의 아버지이자 이들의 대표 프로듀서인 방시혁 의장이 본격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고 법적 공방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향후 창작 활동이나 K팝 산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될 것으로 보여지는 점이다. 

일부 가요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번 사태가 K팝 글로벌 수익 창출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 됐을 때 아티스트들의 활동과 콘텐츠 제작, 해외 활동 모두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K팝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신뢰 확보라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하이브가 기업 준법 경영 강화를 위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클럽 아미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공통적으로 "내가 힘들었을 때 또 내가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을 때 모두 방탄소년단의 노래들로 위로하고 기뻐했다. 그들이 글로벌 톱스타가 아닌 그저 한국의 7명의 보이그룹에 불과했을 때부터 그들의 노랫말이 나를 위로했고 그들과 함께 성장했다"는 이유를 들곤 한다.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는 상장 당시의 일련의 상황들이 법적 책임의 유무를 떠나 하이브에 소속된 다양한 그룹들의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하이브의 성장에는 이 모든 팬들의 사랑이 밑바탕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도덕적·윤리적 기업 정신을 회복하는 하이브의 모습을 뼈를 깎는 각오로 만들어내주기를 기대해본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