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울었다” “출장 못 가게 할 것”···구금 노동자 기다린 가족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돼 구금됐던 한국 노동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노동자의 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들을 기다렸다. 가족들은 “일주일 내내 울었다”, “앞으로 출장 못 가게 하겠다”, “트럼프(미국 대통령)에게 화가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임모씨(39)는 한 달 전 출장 갔던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씨는 “남편이 쇠사슬에 묶여 끌려가는 장면을 보고 아이들이랑 부모님 모두 일주일 내내 울며 지냈다”며 “앞으로 출장은 절대 못 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남편이 집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어제 김치찌개랑 좋아하는 반찬들을 잔치상처럼 차렸다”며 “요리하면서도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소속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 하모씨(60)는 “처음엔 ‘그럴 수가 있나’ 싶었다가 하루쯤 지나니 ‘정말 심각한 상황이구나’ 실감이 났다”며 “이민 단속 피해 달아나다가 연못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는데, 우리 아들도 도망가다 잡힌 건 아닌지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고 말했다. 아들을 위해 유부초밥을 준비한 하씨는 “입국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도시락 통에 담아왔다”며 “집에 가면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제일 먹고 싶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일부 가족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도 드러냈다. 하씨는 “트럼프가 ‘이민당국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한 걸 보고 화가 났다”며 “테러범도 아닌데, 한국 기업이 투자하고 기술 이전하러 간 인력을 이렇게 대우하느냐”고 말했다. 아들이 작년 말 입사해 급히 주재원으로 발령받았다가 구금됐다는 김모씨(62)는 “사회생활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재입국 제한 같은 불이익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며 “기업들은 해외여행에 결격사유 없는 사람을 뽑는데, 이번 일을 본 사람이 다시 미국 가려 하겠나”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탑승한 전세기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들은 입국장에서 장기주차장으로 이동한 뒤 회사 측이 마련한 교통편을 통해 귀가할 예정이다. 인천경찰청은 기동대 1중대와 인천공항경찰단 인력 등 130여 명을 투입해 현장 혼잡을 통제하고 있다.
인천 |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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