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구조중 숨진 해경, 혼자 출동했다… 여분 구조장비도 못갖춰

인천 갯벌에서 고립된 남성을 구조하다가 숨진 해양경찰관이 혼자서 구조를 위한 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현장으로 출동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의 구조·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월11일 온라인 보도)
지난 10 오전 2시께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 경사는 70대 중국인 남성 A씨가 갯벌에 고립된 현장에 혼자서 출동했다. 드론업체가 물이 빠르게 많이 불어나는 대조기를 맞아 드론을 활용해 순찰을 하면서 A씨를 발견해 영흥파출소로 연락했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이 경사 혼자서 출동했다는 점에서 ‘2인 출동’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을 보면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파출소 근무자가 현장으로 출동할 때는 2명 이상이 나가야 된다는 의미다.
이 경사가 출동했을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근무자 중 4명은 휴게 시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2명 중 1명이 파출소에 대기하고, 이 경사 혼자 현장으로 출동한 것이다.

이 경사를 제외한 영흥파출소 직원들은 이 경사가 현장으로 출동하고 1시간여 뒤인 오전 3시께 드론업체가 지원 인력 투입을 요청한 뒤에야 현장으로 이동했다. 30분 뒤인 3시 30분께 이 경사와의 연락은 두절됐다.
특히 이 경사는 고립자 신고를 받고 출동했음에도 부력조끼 등 여분의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현장으로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사는 오전 3시께 발이 다친 A씨에게 자신의 부력조끼를 건네 입혀줬다. 드론으로 촬영한 당시 영상을 보면 이 경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 외 별도 구조장비가 없었다.
A씨는 이 경사의 부력조끼를 입은 뒤 1시간여 만인 오전 4시20분께 물에 떠 있다가 수색 중인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부력조끼 영향으로 물에 떠 있을 수 있었고 구조가 이뤄졌다. 반면 맨몸이었던 이 경사는 A씨가 발견되고 5시간 20분이 지난 오전 9시 40분께 발견됐다. 옹진군 영흥면 꽃섬으로부터 1.4㎞ 떨어진 해상이었고, 심정지 상태였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경사가 여분의 구조장비만 갖추고 출동했다면 숨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사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지난 11일 유족들은 “왜 재석이를 혼자서 보냈냐”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출동 당시 근무 상황과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한 이유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운 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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