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스콰이어' 이학주 “전혜빈과 키스신, 아내 반응? 'ㅋㅋㅋ'”

이학주는 지난 7일 종영한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에서 로펌 율림에서 송무팀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변호사) 이진우 캐릭터로 활약했다. 송무팀 팀장 윤석훈 역 이진우를 척척 도와주고, 좌충우돌하는 신입 강효민 역 정채연을 지도하며 없어서는 안 될 중간 실무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라마에서 모두가 원하는 선배의 면모만 갖춘 것이 아니다. 극 중 이혼 경력이 있는 10살 연상의 동료 변호사 허민정 역의 전혜빈을 향한 순애보도 펼쳐 큰 인기를 끌었다. 현실적인 이유로 자신을 밀어내는 전혜빈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마지막 회에서는 결국 프러포즈에 성공하면서 '쌍방 로맨스'를 완성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SM C&C 사옥에서 만난 이학주는 “난 '에스콰이어'에서 나오는 것처럼 완벽한 선배도, 멋진 남자도 아닌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이내 “이진우를 연기하면서 나 또한 아내가 알아차릴 정도로 표현이 풍부해졌다. 캐릭터와 드라마를 통해 달라진 내가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로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양방향의 사랑'이 있어서 좋았다. 부모님이 좋아해 주셨다. 저도 그래서 좋았다. 이진우 캐릭터가 사랑하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주려고 하는 면모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초반에는 후배들을 놀리는 짓궂은 모습도 있었지만, 갈수록 후배를 살뜰히 챙기고 선배들을 든든히 보필하는 면모도 보기 좋았다. 실제로도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캐릭터였다.”
Q. 드라마에서 선후배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로 등장한다. 실제로는 어떤 선배였고, 어떤 후배였나.
“선배들 앞에선 손이 참 많이 가는 후배였다. 멘탈도 챙겨주고, 이것저것 챙겨줘야 하는 후배였을 것이다. 선배로서는 '선배로 느껴지지 않는 선배'라고나 할까. 특히 '에스콰이어'가 그랬다. (정)채연이, 지국현 역 김강민, 최호연 역 이주연 등 신입 변호사 역할을 맡은 후배들이 모두 씩씩하고, 밝고, 주눅 들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주눅이 들 정도였다. '나나 잘하자' 싶었다. 후배들이 날 어려워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마음을 먹을 때 후배들이 이미 다가와 줬다. 대단하다 싶었다.”
Q. 실제로 현장에서도 선후배 사이에 낀 '중간 연차'가 되지 않았나.
“맞다. '어떤 선배가 되어야 할까'란 생각을 할 시기가 됐다. 작년부터 어느 현장을 가든 내가 중간에 있더라. 계속 마냥 후배일 줄만 알았는데. 선배들도, 후배들도 다 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경험도 해봤다. 그런 현장에서는 중간 역할을 했을 것인데, 사실 추정일 뿐이다. 하하!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다 어쩔 수 없이, 어떻게 하다 보니 중간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 현장도 나 때문에 즐거운 것은 아니었지만, 다들 즐거워했다.”

“로맨스 경험이 적다 보니까 아무래도 걱정이 된 부분도 있었다. 잘 해내야 하는 장면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전혜빈 선배와 찍은 장면이 많지는 않았지만, 극적인 순간들이 꽤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단 생각에 어떻게든 완성하려 노력했다. 그럴 때마다 전혜빈 선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극 중에서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했다'는 말이 딱 와 닿았다. 상대의 배경이나 조건은 사랑에 큰 상관이 없었다. 이진우는 '네가 생각하는 결점이라는 게 나한테는 아무 장애물이 되지 않는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상대가 그걸 감추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옆에서 너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더 말해주고 싶을 것 같고.”
Q. 드라마에서 동료들 앞에서 편지를 읽어주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2022년 결혼 당시에는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어떻게 했나.
“드라마 속 프러포즈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는 아주 담백하게 했다. 집에서 소소하게, 심지어 마주 보지 않고, 소파에 나란히 앉은 채로 손편지를 건네줬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내 프러포즈와는 너무나 상반되게 퍼포먼스란 퍼포먼스는 다 하지 않았나. 아내가 그 장면을 보면서 양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허민정 부럽다'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저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읽으면 너무 창피할 텐데. 우린 둘이 있을 때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한다. 프러포즈 촬영할 땐 팬 소리가 너무 커서 애를 먹었다. 전혜빈 선배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너 잘하고 있어'라며 눈빛으로 응원해줬다. 덕분에 촬영을 금방 끝냈다.”
Q. 드라마가 8.4%의 높은 시청률로 끝났다. 반응을 체감하나.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시청률을 보고 정말 좋았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모여 있는 문자메시지방에 시청률 수치를 공유하고 폭죽 모양 이모티콘을 보내며 자축했다. 그동안 OTT 작품들이 많아서 시청률을 실시간으로 체감하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높은 시청률을 직접 눈으로 봐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매주 일, 월요일에 눈 뜨자마자 시청률을 확인하고는 했다. 가족들은 난리가 났다. 동생이 시청률 수치를 보내주기도 하고, 부모님은 여기저기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엄청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주변 지인들이 '아들 다시 봤다'고 했다고 한다. 그동안 날 어떻게 봤길래? 하하. 개인 SNS에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언어로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번역하기' 눌러보면 '사랑해요'라는 내용이다. 외국어 댓글이 더 많아서 재미있다.”

“키스신 나올 때는 다행히 아내와 같이 있지 않았다. 지방에 일이 있어서 따로 봤다. 내가 로맨스 장면이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나도 보기 힘들더라. 그래서 키스 신을 '건너뛰기'하며 봤다. 키스 장면이 방송에 나올 때 아내와 문자메시지를 하고 있었는데, 반응은 'ㅋㅋㅋ' 딱 이렇게 왔다.”
Q. 드라마가 '사랑이란?'이란 질문으로 끝난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살면서 사랑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 나도 '에스콰이어'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사랑이 뭔지 생각해봤다.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열정과 기다림, 희생, 이 세 가지를 찾았다. 내가 받은, 그리고 내가 한 사랑은 그런 종류의 것들이었다. 결혼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드라마에 등장하는데, 저마다 결혼관이 달라 무엇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에겐 '사랑할 때 하는 것'이 결혼이다. 아내를 만났을 때도 '결혼하지 않으면 안돼'란 생각이 들 때 결혼했다. 점차 만나면서 어느새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 오더라.”
Q. 변호사 역할이 이번이 처음이다. 어렵지는 않았나.
“법률용어가 어렵기는 했다. 변호사 브이로그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봤다. 그런 영상들을 보면서 변호사는 직업적으로 내 머리로는 따라가지 못하는 용어가 대화에 수려하게 오고 갈 뿐이지, 생각보다 우리와 다른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극 중 변호사로서는 법률용어를 빠르고 전문적으로 소화하고 싶어 반복 연습했다. 대사를 천천히 하면 덜 틀릴 수 있겠는데, 자연스럽고 빠르게 말해야 하니 '쇼미더머니'처럼 내뱉었다. 그러다 나름대로 대사 외우는 방법을 찾았다. 법정드라마는 조사를 틀리면 내용이 어그러지고 이후 대사가 어려워진다. 차라리 조사를 콕 짚어서 외웠다. 리듬도 조사를 기준으로 생각했다.”
Q. 이진우를 연기하며 달라진 게 있나.
“조금 더 밝음을 잘 드러내게 됐다. 아내 입장에서는 더 시끄러워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과 통화할 때도 조금 더 웃게 되고, 평소에 즐거운 일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표현이 짜다'고 아내가 그랬다. 변한 내가 마음에 든다. 이진욱 선배도 그렇지만, 나도 남 웃기는 거 좋아하는데 이제는 좀 더 자신감 있게 웃기게 됐다. 눈치가 없어졌다고 해야 하나. 하하하.”

“아무래도 중간에서 나름대로 부담감도 있었고, 긍정적인 윤활유 같은 역할을 오랜만에 해서 걱정이 됐다. 이학주라는 배우가 인상적으로 남은 작품들이 대부분 어두운 장르였다. 그래서 이번 밝은 캐릭터가 일부한테는 납득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부담스러웠다. 그런 상황에서 이진욱, 전혜빈 두 선배가 내게 정말 큰 안정감을 줬다. 늘 '너 정말 재미있고, 잘하고 있고, 나는 준비가 돼 있으니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고 독려해줬다. 그런 선배들을 보며 느낀 건 그동안 내가 '1+1은 2니까 2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결국 나는 '1'일 뿐이다. 나머지 '1'은 동료들이 채워주는 거였다. 그걸 이번 드라마로 깊게 깨달았다.”
Q.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소속사 등 주변의 노력이 모인 덕분이다. 요즘 방송가가 많이 어렵다고 해서 때로는 저도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를 왜 찾으실까?'하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전에는 내가 특색이 많지 않아 어떤 역할을 해도 자연스럽다며 좋아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게 부족한 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에스콰이어'에서는 김재홍 감독님이 제 팬이라고 하셨다. 제 전작들을 엄청 다양하게 보셨더라. 내가 뭘 하기만 해도 좋아해 주셔서 나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정말 감사했다. 아쉬운 것은 '팬심'이 꺾일까 봐 감독님과 말을 많이 못 나눴다. 하하!”
Q. 요즘 연기하면서는 어떤 것에 집중하나. '에스콰이어'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초심보다 지금 마음이 더 좋다. 그때는 배우가 뭔지 정확히 몰랐다. 지금은 배우가 어떤 직업인지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더 행복하게 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배우로서 당연한 건데, 그 와중에 즐거움을 찾아가는 게 오래가기 위한 필수 요소라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현장에서 혼자만의 문제는 혼자 해결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과 일 할 때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 '에스콰이어'는 시즌2를 하면 정말 좋겠다. 그때는 나도 변론은 한 번 하지 않을까? 전혜빈 선배와의 관계가 부부일지, 결혼으로 가는 과정일지도 궁금하다. 시즌2를 만든다고 하면 언제든 달려갈 거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SM C&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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