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그 2000만원짜리 변기인가요?”...프리미엄 욕실에 ‘웃돈’ 안 아낀다
건설 불황에도 욕실만 호황
소득 늘면 공간 애착 강해져
‘힐링공간’에 아낌없이 투자
대림바스·리바트 등 매출 쑥
콜러 등 외국 브랜드도 참전

변기에 손 댈 필요 없이 다가가면 뚜껑이 열리고 발짓 한 번에 변좌도 올라간다. 아마존 알렉사가 내장돼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단순한 위생 가구가 아닌 욕실 경험 자체를 바꿔주는 미래형 제품이다. 논현동 ‘스튜디오 콜러’는 미국 1위 욕실 브랜드 콜러가 만든 아시아 5번째 체험형 쇼룸이다. 미국 백악관에서 사용하는 황동 제작 최상위 브랜드 ‘칼리스타’도 들여왔다. 단독으로 설치하는 욕조인 ‘아티팩트 클래식’ 프리스탠딩 제품은 1200만원이나 하지만 강남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고전하는 와중에도 욕실 관련 제품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공간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는데 최근 국내에서 인플루언서 등 영향으로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는 욕실을 나만의 힐링 공간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욕실 스타일링’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정도로 욕실을 힐링 공간으로 꾸미는 트렌드가 확산돼 욕실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가구거리가 형성된 서울 논현동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 6월 서울 논현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5층 전체에 욕실 상품을 라이브러리형으로 전시했다. 이달 3일 논현동 서울사무소 내 쇼룸을 재단장한 계림 역시 욕실 브랜드다.
지난해 10월 서울 논현동에 쇼룸을 리모델링해 오픈한 대림바스는 올해 8월까지 쇼룸 방문객이 직전 동기보다 72% 증가했다.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 고급스러운 욕실 인테리어를 선보이면서 소품 매출도 61%나 뛰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욕실 리모델링 상품인 ‘리바트 바스’ 매출이 전년 대비 32% 늘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 상승률 1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리바트는 2020년 배스 상품 출시 5년 만에 취급 품목을 1000가지 이상으로 확대했다.
가구·가전 업체들도 욕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에넥스는 최근 욕실 전문 브랜드 ‘더이누스’와 협업해 ‘바스’ 브랜드를 신설했다. KCC글라스와 DID, 힘펠, 비츠 같은 전문 기업과 협업해 단열·채광·환기·수납 을 비롯한 원스톱 시공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60년 업력의 국내 1위 욕실 기업 대림바스는 하이엔드 브랜드 ‘휠렌’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욕실 제품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 4월 사명을 대림비엔코에서 대림바스로 변경했다.
1967년 이후 60년 가까이 수전과 위생도기를 비롯한 욕실 제품을 판매하는 계림도 지난 4월 계림요업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단순히 도자기나 타일, 위생도기 등을 만드는 세라믹 사업에 그치지 않고 욕실 인테리어 전반을 아우른다는 의미다.
대림바스에 따르면 17조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중 욕실 리모델링이 5조원으로 3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위생도기 시장 점유율 61%를 기록 중인 대림바스(2811억원)와 이누스(2092억원)가 1·2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 외에 아메리칸스탠다드 운영사인 스탠다드인터내셔널(1516억원), 계림(1096억원), 콜러노비타(736억원) 등이 주요 브랜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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