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佛 주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지지할 듯”
이스라엘의 국제적 입지 더욱 위축될 가능성
독일이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대등한 독립 주권국으로 승인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지지하고 나설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흑역사에 따른 원죄(原罪) 의식 때문인지 그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옹호자이자 후원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다만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다수 외신은 “독일 정부를 상대로 블룸버그의 보도 내용을 확인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제80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동등한 독립국으로 인정할 것이란 방침을 발표했다. 마크롱은 현재 이스라엘군에 의한 점령 작전이 진행 중인 가자 지구 땅이 장차 팔레스타인의 영토가 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프랑스가 가장 먼저 행동한 뒤 캐나다, 영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도 그 뒤를 따랐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3개국(영국·프랑스·캐나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중에선 미국을 뺀 4대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모두가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지지하고 나선 셈이다.
그간 독일은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미국 다음가는 우군(友軍) 노릇을 해왔다. 이는 2차대전(1939∼1945) 기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점령한 유럽 대륙 전역에서 자행된 끔찍한 학살로 유대인 약 600만명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기억과 무관치 않다. 역대 독일 대통령과 총리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독일의 책임은 영원하다”며 “우리는 결코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왔다.
하지만 2023년 10월7일부터 벌써 2년 가까이 가자 지구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유혈 분쟁이 독일의 국내 여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사건은 애초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붙잡아 가자 지구로 끌고 간 것이 발단이었다.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발동해 가자 지구 공격에 나섰을 때만 해도 독일은 이를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전쟁이 2년가량 계속되고,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6만명 넘게 목숨을 잃으며 독일 시민들 사이에 반(反)이스라엘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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