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정착·희망을 노래하다…‘2025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

최명진 기자 2025. 9. 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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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부터 한 달간
교토·우지 등서 전시·공연·심포지엄
홍성담·김원중 등 광주 예술가·기관 참여
재일동포 삶 조명
생명평화미술행동 \'피어라! 민들레\'
이주와 정착, 공생의 가치를 현대 예술로 풀어내는 제1회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UAF2025)이 오는 10월10일부터 11월10일까지 일본 교토와 우지(우토로 마을)에서 열린다.

우토로평화기념관, 괴테 인스티투트 빌라카모가와, 도시샤대학 세 공간을 거점으로 전시와 공연, 학술행사,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이번 페스티벌 주제는 ‘이주, 정착, 그리고 희망 - 땅과 대륙 사이의 삶’이다. 식민과 차별의 역사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지켜온 재일동포 공동체의 도전과 회복력을 기리는 자리다.

UAF2025 실행위원회(유재현 예술감독·정현주 수석 큐레이터)는 우토로 마을의 경험을 동시대 예술 언어로 재해석해 세계와 공유함으로써 공생과 평화의 가치를 새롭게 사유하는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주요 프로그램은 10월10일 괴테 인스티투트에서 열리는 오프닝 렉처·퍼포먼스와 우토로평화기념관 특설마당에서의 마당극 공연이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도시샤대학 후소칸 윤동주 시비 헌화식과 대공연 ‘결-이어지는 마음’이 이어진다. 100여 명의 예술가와 일본·조선학교 학생들이 함께 꾸미는 ‘결’은 재일코리안 공동체의 정체성과 연대를 무대 위에 풀어내는 대규모 퍼포먼스다. 이날 무대에서는 가수 김원중이 ‘바위섬’, ‘엄마 안보고 싶었어?’, ‘직녀에게’ 등 대표곡을 선사한다.

전시에는 12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홍성담·전정호 등이 속한 생명평화미술행동은 전쟁과 파시즘 속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담은 대형 걸개그림 연작 ‘피어라! 민들레’를 우토로평화기념관과 도시샤대학 외벽에 설치한다.

재일코리안 3세 작가 하전남은 한지와 화지를 활용한 설치작업으로 뿌리와 삶을 모색하며, 아티스트 그룹 이끼바위쿠르르는 영상·그래피티·오브제를 결합한 설치작업으로 집단 기억과 망각을 환기한다.

테루야 유켄은 오키나와 전후 저항의 역사를 기모노 속 패턴으로 표현했고, 기슬기 작가는 윤동주와 일본 시인 이바라키 노리코의 시적 상상을 교차시켜 전쟁이 앗아간 평범한 일상을 떠올리게 한다.

학술 교류 또한 주목된다. 11월2일 도시샤대학 료신칸에서는 ‘우토로에서 본 세계’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다. 일본·한국 연구자와 활동가, 법조인이 모여 이주와 공생을 둘러싼 담론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총 26개 단체가 참여하며, 이 중 6곳이 광주 기반 기관이다. 광주문화재단,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 시민자유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홍성담, 김원중 등 광주 예술가들의 참여로 ‘광주에서 교토로’ 이어지는 연대의 무대를 만든다. 기획 단계부터 광주 예술계가 깊숙이 관여해 지역과 일본, 세계를 잇는 연대의 의미를 더한다.

유재현 예술감독은 “예술은 젊은 세대가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도구”라며 “우토로라는 장소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예술적 시도를 통해 풀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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