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복병 만났다, HD현대重 전면파업

강구귀 2025. 9. 11. 18: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복병을 만났다.

그는 "회사가 미포조선 합병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낸 조합원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조, 임금인상·정년연장 등 강경
노사 이견 커 파업 장기화 가능성
"美 함정 발주시 일본만 호황 우려"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복병을 만났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 전면파업 카드를 꺼냈다. 전면파업은 2022년 후 처음이다. 현재 노사간 눈높이 너무 달라 파업은 장기화 가능성이 있다. 빨라도 추석연휴 전, 늦어지면 연말까지 밀릴 수도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들어 11차례 부분파업을 이어오다가 강수를 뒀다. 노사가 지난 5월 20일 상견례 이후 23차례나 교섭했던 것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300~4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노조가 울산조선소 앞에서 공동 집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 집행부의 선거일이 빠르면 11월 중에 잡히는 만큼 집행부에서는 이를 의식해서라도 강경 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조 요구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가 골자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격려금 등 일시금 지급을 선호한다. 지난 7월 회사가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원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내놨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63.7%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24차례 부분파업 끝에 기본급 13만원 인상을 끌어낸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백호선 노조 지부장이 울산조선소 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가면서 총파업을 선언했다. 그는 "회사가 미포조선 합병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낸 조합원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전면파업은 시작됐지만, 울산조선소 전체가 곧바로 멈추지는 않는다. 자동차 공장의 컨베이어 라인과 달리 조선소는 공정별 체제여서다. 일부 인원이 빠져도 일정 부분 가동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화할 경우 선박 인도 지연과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의 모든 공정은 흘러가는 생산 체계인 만큼 일부 공정만 파업한다고 해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상시 10만명 고용이 아닌 플랜트처럼 모였다가 헤어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일반 노무관계로 접근하면 추후 공정관리, 납기, 리스크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파업 상시화는 마스가에 더 큰 악재다. 미국은 자국 조선소의 납기기간을 유연하게 가져가지만 한국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체상환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미국 함정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혹한 페널티를 물릴 가능성이 높다. 비전투함 수주 가능성이 있는데 지체상환금 계약 조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스가로 비전투함을 넘어 함정까지 수주가 이어지더라도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호주 정부가 호주 해군의 차세대 일반 목적 프리깃(GPF)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 개량형을 선정했다. 일본은 기존 함정을 최적화했고, 노동 인력도 효율화했다"며 "한국 조선소는 주문에 맞춰 설계하는 만큼 인력 배치도 효율화하기 어렵다. 마스가로 힘쓰는 등 우리(한국)가 재주를 부리고 돈은 일본이 벌 수도 있다. 현재 K조선의 구조적인 접근을 바꾸지 않으면 미국의 대규모 함정 발주시 일본만 대호황을 누리는 패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