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조 간부만 무기직 전환 탈락시킨 쿠팡, 부당노동행위”

남지현 기자 2025. 9. 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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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을 무기계약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시킨 행위가 노조 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주려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쿠팡의 노조 간부 해고가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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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노조 조합원 등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쪽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환영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모습. 전국물류센터지부 제공

쿠팡이 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을 무기계약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시킨 행위가 노조 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주려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쿠팡의 노조 간부 해고가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덕)는 11일 김은희 전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부천신선분회장과 홍익표 고양분회장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김 전 분회장과 홍 분회장은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2020년 각각 기간제와 일용직 근로자로 입사해 2년간 일하다가 무기계약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하며 2022년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전환 심사가 노조 간부들을 쫓아내려는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기지노위는 2023년 쿠팡 쪽의 무기직 전환 거부에 합리적 사유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전 분회장과 홍 분회장은 이같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들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사건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전환 심사가 자의적으로 이뤄진 점을 들어 해고가 부당하다고 봤다. 김 전 분회장 사건의 경우 재판부는 다른 조합원의 해고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받은 징계처분이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로 판정받았음에도 이를 근거로 감점을 부과한 것은 “과도했다”며 “합리성을 상실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두 사건에서 모두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정성평가 항목 비중을 크게 확대했고, 감점 부분에 대해서도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부당해고 판단의 근거로 꼽았다.

재판부는 이런 평가 방식이 “표면적으로는 다른 이유를 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노조 활동을 이유로 무기계약직 전환 거절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가능케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이를 우려하는 근로자들의 노조 활동이 큰 폭으로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법원은 이같은 부당해고의 동기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주려는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두 사건에서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쿠팡이 노조 간부들을 포함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사실을 들어 “참가인(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 노조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 인식이 원고에 대한 평가와 무기계약진 전환 거절의 단초가 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앞서 지난 5월 서울행정법원은 정성용 전 쿠팡물류센터지회 인천분회장과 최효 부분회장에 대해서는 최 부분회장에 대해서만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쿠팡과 노조 간부 양쪽 모두 항소한 상태다.

이날 판결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쿠팡은 2년마다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해고하려 했다”며 “이번 판결은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규정한 정당한 결과”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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