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새 도시권역 구상 중… 새 원전 건설 비현실”

김두천 기자 2025. 9. 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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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규모 산업단지 중심 새로운 도시권역
세제, 정주 여건, 전기료 차등 지원 등 구상
전기 수요 느는데 핵발전소 건설에는 15년
‘에너지 믹스’ 태양광·풍력 중심 추진 시사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비수도권 지역을 대대적으로 지원해 국가균형성장 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책 변화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으로 자원을 집중한 불균형성장 전략은 이제 한계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균형성장으로 발전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구조화된 어려움에서 탈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모든 정책결정에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의무 반영 △수도권과 거리에 비례한 특전 제공 방식 등을 언급했다.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정책, 예산, 사업 등 정부 정책이 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정책 결정 기초자료로 삼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정과제로 이 제도 도입을 언급했다.

수도권 거리 비례에 따른 특전 제공은 내년도 예산안에 '지방재정 지방우대' 사업으로 시범도입된다. 비수도권 167개 시군구를 인구감소 정도와 지역 낙후도를 반영해 △특별지원 △우대지원 △일반지원으로 나눠 차등 지원한다.

△노인일자리 △청년일자리 도약 장려금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창업사업화 △중소기업 혁신바우처도 지역별 차등 지원이 이뤄진다. 3단계 지역 모두 지금보다 혜택이 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이에 더해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세제와 규제 완화, 전기료 차등, 배후시설, 정주 여건 등 대대적인 지원이 적용되는 '새로운 도시권역'을 조성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3대 특별자치도를 국가 주요 성장 거점을 삼는 5극 3특과는 다른 개념이다.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와 인적 교류가 활발하고 이미 지역 간 연계 교통망이 잘 구축돼 있는 중소도시들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어 새로운 도시권역으로 설정하고 대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진주와 사천 등 서부경남 같이 5극 3특의 핵심인 '초광역화' 전략 속 되레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는 중소도시들을 새로운 성장거점화하는 방안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국가균형성장은) 빈말이 아니라 정부가 강력하게 의지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가 5월 31일 발표한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오는 2038년까지 최대 3기의 신규 원전이 새롭게 건설된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백지화와 원점 재검토 방침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관련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발전소를 짓는데 최소 15년이 걸리고 지을 곳도 지으려다가 중단한 한 곳 빼고는 없다"고 덧붙였다. SMR과 관련해서는 "기술 개발도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면서 "안전성이 확보된 터가 있으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방법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다. 1∼2년이면 되는 태양광과 풍력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을 놓고 이념 전쟁을 하면 안 된다. 난 철저히 실용주의자이고 나도 (이념 전쟁) 안 할 테니 상대도 안 했으면 좋겠다. 풍력·태양광은 1~2년이면 되는데, 무슨 십몇 년을 걸려서 핵발전소를 짓냐"고 말했다. 이어 "단, 핵발전소도 있는 건 쓰고, 가동 기간 지난 것도 안전성 담보되면 연장해서 쓰고, 짓던 건 잘 짓고 그러면 된다. 핵발전과 재생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섞어 쓴다는 정책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장기 전력 수급 계획도 새로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작성될 12차 전기본(2026~2040년)에서 다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올해 시작될 전망이던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절차는 12차 전기본 확정 뒤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