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로 내 집 마련 해볼까
최고가 공개 때 술렁임과 탄식 이어져
입찰 전 물건·권리관계 분석·임장 필수
경남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80% 선

|최고가 공개 순간, 법정 술렁
창원지방법원 경매 7계 매각기일이던 지난 10일 오전 9시 30분께 입찰(배당) 법정 앞.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입찰을 앞두고 법정 앞을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입찰 시작 10분을 남겨두고 법정에 불이 켜졌고, 출입문이 개방됐다. 입찰 예정자 몇몇은 매각물건명세서를 포함한 경매사건을 열람하거나 법정 복도에 부착된 입찰 참가 주의사항을 읽었다.
오전 10시가 되자 집행관은 경매개시를 알렸고 입찰절차에 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입찰자들은 기일입찰표와 매수신청보증봉투, 입찰봉투를 챙겨 입찰표기재대로 들어가 입찰표를 작성해 입찰함에 넣었다. 입찰 마감 시간이 오전 11시 10분이 다가오자 법정은 서둘러 입찰표를 작성하는 사람과 개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어수선했다. 집행관은 입찰자에게 "처음이세요?"라고 물으며 일일이 절차를 설명하기도 했다.
개찰이 시작됐다. 50여 명이 법정에 앉아 집행관을 주시했다. 이날 총 77건에 대한 경매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입찰자가 나온 물건은 12건이었다.
집행관은 다수 응찰자가 있는 물건부터 진행한다고 알렸다. 창원시 성산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 12명이 몰렸다. 2007년 준공한 해당 아파트는 102.92㎡ (31.13평) 규모로 감정가 5억 2700만 원을 받았다. 입찰 최저가는 감정가 80%인 4억 2160만 원이었다. 이날 최고가매수인은 5억 2000만 원을 써 냈다. 감정가의 98%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보니 순간 법정은 술렁거렸다. 2순위 금액은 4억 8100원이었다.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 최근 시세를 살펴보면 지난달 최저 매매가는 5억 1000만 원이었다. 같은 평수 매매 실거래가격은 5억 원에서 5억 2000만 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이날 김해시 한림면의 한 공장용지·공장 등이 22억 원에 일괄 매각됐다. 감정가 44억 2390만 5100원(입찰 최저가 14억 4962만 5000원)을 받은 물건이었다. 또 창원시 진해구의 한 상가는 8억 1000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12억 7000만 원(입찰 최저가 6억 5024만 원)이었다.

|"부동산 현장 확인 필수"
부동산 경매 절차는 일반적으로 채권자의 경매 신청-법원의 경매개시결정·매각 준비·매각기일 공고-입찰자의 정보수집·입찰 참여-법원의 최고가매수인 선정·매수신청보증 반환-법원의 매각허가 결정-매수인의 매각대금 지급·권리 취득-채권자에 대한 배당 순으로 진행된다.
부동산 경매는 일반적인 매매 방식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어서 '투자'로 인식한다. 이에 부동산 경매 투자 비법을 다룬 책이나 유튜브 채널이 많다. <흙수저 루저, 부동산 경매로 금수저 되다>를 쓴 김상준 저자는 "경매는 도매시장에서 자신이 스스로 수익률을 결정하고 입찰하기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취득절차가 법률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명하다"며 "경매가 법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부도덕한 투기가 아니고, 채무자는 경매로 소유 부동산을 처분해 짐을 덜 수 있고 채권자도 경매로 안정적으로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썼다.
만약 부동산 경매를 한다면 먼저 권리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법원경매물건은 일반 매매가격보다 저렴하지만 세입자가 점유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여러 번 유찰됐다면 권리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 법원경매정보(courtauction.go.kr)에서 물건 기본정보뿐만 아니라 부동산 점유관계, 등기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아파트 낙찰가율 80% 선 유지
경남지역 최근 1년 아파트 경매 동향을 살펴보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공매 자료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공개한 '2025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5월 10개월 만에 80% 선을 돌파했던 낙찰가율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경매 337건이 진행됐고 낙찰가율 80.4%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아파트 경매에서 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진주시 충무공동 아파트(28명)는 낙찰가율 94.8%를 기록했고, 진주시 이현동 아파트에도 응찰자 22명이 몰려 낙찰가율 91.5%를 나타냈다. 지난달 최고 낙찰가 물건은 김해시 한림면의 한 축사로 38억 8183만 8183원에 매각됐다.
지난달 기준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시설 경매 지표를 살펴보면 686건 중 186건이 낙찰(낙찰률 27.1%)을 받았고, 낙찰가율은 65%였다. 또 업무·상업시설 경매 지표는 551건 중 74건이 낙찰(낙찰률 13.4%)을 받았고, 낙찰가율은 47.8%였다. 토지 경매 진행건수는 1647건이었고 이 중 191건 낙찰(낙찰률 11.6%)이 낙찰됐다. 토지 경매 낙찰가율은 42.2%, 평균 응찰자 수는 1.6명이었다.
또 법원경매정보에서 최근 1년간(2024년 9월~2025년 8월) 도내에 주소를 둔 물건 2만 8825건이 법원경매에 부쳐졌고, 이 가운데 4271건이 매각돼 매각율 14.8%를 기록했다. 매각가율은 51.3%로 나타났다.
앞으로 부동산 경매시장은 낙찰가율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025 부동산투자세미나'에서 "6.27 가계 부채 관리 방안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졌다"며 "투자수요가 줄어들면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돼 경쟁률이 낮아지고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도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기준만으로 경매시장을 판단하지 말고 입지와 생활권, 실거주 목적에 맞는 구조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