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전문의' 2950명 vs 피부 의료기관 3만곳…미용 부작용 7.7배

우리나라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 그런데 피부를 진료하는 1차 의료기관은 3만여곳에 달한다. 10명 중 9명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개원한 셈인데, 일반의의 미용시술 후 부작용(88.46%)이 피부과 전문의(11.54%)보다 7.7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23회 피부 건강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분당차병원 피부과 김동현 교수(학회 홍보이사)는 "일반의(의대를 졸업한 후 전문의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의사)가 개원한 진료과목 가운데 유독 피부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피부를 진료·시술할 때의 위험성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받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 악성 흑색종을 단순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지져 없애려 하다가 피부암이 계속 자라나 대학병원에 전원한 사례도 있다는 것. 심지어 점을 빼면 점이 또 생겨나 점 빼기를 반복하다가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으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었다. 일반의가 피부에 레이저 시술한 후 해당 부위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포진피부염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다.
김동현 교수는 "손발톱 무좀과 손발톱 건선, 여드름과 모낭염·주사는 병변이 비슷해 보여 일반의가 정확히 가려내기 어렵다"며 "이처럼 피부질환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속은 복잡한 퍼즐 같은 질환이다. 이런 복잡성을 경험하지 못한 비피부과 의사는 자신이 아는 몇 가지 피부질환만으로 전문가적 판단 가능하다고 착각하기 쉽다"고 비판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반의가 새로 개설한 의원(1차 의료기관) 421곳 가운데 '진료과목 피부과'로 개원한 곳은 146곳으로 전체 진료과목 중 가장 많았다. 2위 성형외과(49곳), 3위 가정의학과(42곳), 4위 내과(33곳)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들 일반의가 미용시술한 후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피부질환을 오진해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잖게 보고된다.

안인수 피부과의사회 홍보이사(시흥휴먼피부과 원장)는 "피부는 몸의 가장 큰 장기이자, 전신건강 비추는 거울"이라며 "피부와 전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집단이므로 피부 맥락을 이해해야 병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부과 전문의는 4년 이상의 전문 수련 과정을 거치며 배운 병리학·면역학·진단학을 기반으로 진료한다"며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의가 피부질환을 진료할 경우 진단 지연, 오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에서 피부과 전문의는 1차 의료기관(의원급)을 개원할 때 '○○○피부과의원'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반면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일반의, 타과 전문의)는 ''○○○의원' '○○○피부&에스테틱' '○○○스킨클리닉' 등과 함께 '진료과목 피부과'를 별도로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 국민이 간판 표시로 피부과 전문의를 가려내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인데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피부과'로 입력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이 모두 검색되면서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대한피부과학회는 네이버 측에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피부과의원이 상위 검색되도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인수 홍보이사는 "상위 검색 서비스가 힘들면 '피부과 전문의'만이라도 별도로 표시해달라고 네이버 측에 요청했지만, 한달여 전 '피부과 전문의에게 독점권을 줄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부과를 검색했을 때 대한피부과학회가 운영하는 '피부과 전문의 찾기' 화면이 뜨도록 포털사이트에서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피부질환 치료에 대한 수가가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인수 홍보이사는 "열상(피부 찢어짐)을 입었을 때 '예쁘게 꿰매고 싶어서' 대학병원 응급실 대신 동네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분들이 적잖지만, 대부분 문전박대당할 것"이라며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데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피부가 5㎝ 찢어졌을 때 의료기관이 받을 수 있는 수가는 최대 3만원이다. 찢어진 부위가 1㎝면 수가는 1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이런 봉합은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예쁘게 꿰매지 못하면 환자·보호자에게 욕만 먹는다"며 "인건비도 안 나오는 수가가 책정돼있는데 누가 선뜻 치료에 나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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