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없이 ‘전세버스’에서 손 흔들었다, 7일 만에 풀려난 한국인들

김원철 기자 2025. 9. 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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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은 자유로웠다.

11일(현지시각) 새벽 미국 조지아주 구금 시설에서 풀려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은 쇠사슬로 몸통과 다리를 결박당한 채 끌려온 이곳을 7일 만에 손 흔들며 떠났다.

반면 시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전세버스에 오른다는 건 구금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현대 엔지니어링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구금된 포크스턴 시설에 8대, 여성 노동자들이 구금된 스튜어트 시설에 보낼 버스 1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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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인 노동자들 풀려난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나와 버스에 탑승해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손은 자유로웠다. 11일(현지시각) 새벽 미국 조지아주 구금 시설에서 풀려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은 쇠사슬로 몸통과 다리를 결박당한 채 끌려온 이곳을 7일 만에 손 흔들며 떠났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버스가 아닌 회사 쪽이 제공한 전세버스가 이들을 맞았다.

전날 한차례 무산됐던 이들의 석방은 예정대로 11일 0시 시작해 새벽 2시15분께 마무리됐다. 전날 밤 10시를 전후해 시설 주차장에 도착한 전세버스 8대는 새벽 1시께 정문 쪽으로 이동했고 20분 뒤부터 탑승이 시작됐다. 사복 차림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줄 지어 버스에 올랐다.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1명) 등 총 330명이 8대 버스에 나눠 탑승하는 50여분 동안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 등 현장대책반 인사들은 버스 문 옆에 서서 이들을 배웅했다. 몇몇 이들은 반갑게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이며 현장대책반에 고마움을 표했다. 버스에 탄 이들은 취재진을 향해 간간히 두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구금 시설 직원은 이들에게 ‘수갑을 안 채우려고 석방을 늦춘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나와 버스에 탑승해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까지 이동 수단은 마지막까지 쟁점이었던거로 보인다. 한 협력업체 인사는 전날 오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한국 영사가 구금된 이들에게 ‘수갑은 차지 않는다. 다만 어떤 버스를 탈고 갈지는 협의 중이다’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당초 석방 예정이었던 전날엔 단속국 버스가 이동수단으로 예정돼 있었다. 이민국 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하는 것은 구금된 노동자들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맥락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반면 시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전세버스에 오른다는 건 구금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때문에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있었던 거로 보인다.

전세버스로 결정된 이후 한국 회사들은 신속히 움직였다. 현대 엔지니어링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구금된 포크스턴 시설에 8대, 여성 노동자들이 구금된 스튜어트 시설에 보낼 버스 1대를 마련했다. 물·초콜릿 등 버스 내 간식은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맡았다.

버스는 새벽 2시 17분께 구금시설을 줄지어 떠났다. 버스 안에는 단속국 요원이, 버스 행렬 앞뒤로는 경찰 차량이 따라 붙었다. 버스는 애틀랜타 공항까지 430㎞를 단속국이 지정한 경로만 이용해 이동해야 해서 전세기 이륙예정시간인 정오보다 9시간여 앞서 출발했다.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던 협력업체 임원은 “직원에게 ‘너가 나올 때 안보이더라도 손흔들고 서 있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조지아주 스튜어트 구금시설에서도 버스 1대가 애틀랜타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포크스턴(미국 조지아주)/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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