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장사' 지적하지만..."기업대출 금리는 역대 최저"

박소연 기자 2025. 9. 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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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생산적 금융 확대 노력도 평가해야"
5대 은행 기업대출 금리 평균 추이/그래픽=김지영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금융사의 '이자 장사' 영업 행태를 비판하고 있지만 5대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3년새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춘 결과다. 정부 규제에 따라 금리 인하가 제한되는 가계대출과 예금금리의 격차(예대금리차)만 놓고 은행권을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단 지적이 나온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이 지난 7월 새로 공급한 기업대출 금리는 평균 연 4.03%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은행별 기업대출 금리를 공시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7월(4.74%)과 비교해 0.71%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 7월 기준 연 3.93%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농협은행의 7월 금리는 3.96%로 6월(4.09%)과 비교해 한 달새 0.1%포인트(P)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기준금리가 하락해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했다. 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리우대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금리감면이 적극 이뤄졌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기업대출 금리 인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미국 관세 직격탄으로 인한 우리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까지 총 267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후 각 은행이 앞다퉈 금융지원책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기업대출 금리 하락세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6·27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줄인 상황에서, 기업을 상대로 신규 대출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거세진 것도 금리 하락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6·27 가계대출 규제 후인 지난 7~8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7~8월 합산 총 14조6000억원 증가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7~8월엔 7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자연스레 기업 대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간 엇갈린 금리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금융권의 자금을 부동산에서 첨단산업·벤처기업 등 생산적 분야로 옮기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은행들도 올 하반기 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세웠다.

은행권은 정부가 이러한 생산적 금융 확산 노력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금융시스템이 기술개발하고 시장 개척해서 경영혁신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국내 화폐 발행 권한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은행의 이자 장사 행태를 재차 직격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금리는 작년 대비 1%P 정도 내려갔는데, 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설파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은 빼놓고 가계대출과 예금금리 차이만 언급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은행은 향후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서민금융안정기금' 마련에 수천원을 투입하는 한편,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의 한 축인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에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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