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린 '재정 씨앗론'…'재정 선순환' 구조 달성 가능할까

세종=박광범 기자 2025. 9. 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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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밭에 씨를 뿌려야 합니다. 뿌릴 씨앗이 없으면 씨앗값을 빌려서라도 뿌려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한번 '재정 씨앗론'을 강조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보다 8.1%(본예산 기준)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자칫 재정 건전성만 고집하다간 한국 경제 반등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단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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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지금은 밭에 씨를 뿌려야 합니다. 뿌릴 씨앗이 없으면 씨앗값을 빌려서라도 뿌려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한번 '재정 씨앗론'을 강조했다. 꺼져가는 한국 경제의 불씨를 되살리려면 빚을 내서라도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적자국채를 100조원 이상 발행하는 내년 예산안을 편성한 것과 관련 "경제 터닝포인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보다 8.1%(본예산 기준)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본예산 기준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선 총지출 규모다.

정부는 올해 0%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자칫 재정 건전성만 고집하다간 한국 경제 반등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단 판단 때문이다.

재정을 적극 투입해 저성장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마련하고 경제 몸집을 키워 재정 여건을 개선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2010년대 3%대였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 후반, 2030년에는 1% 초중반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2040년대에는 0%대로 떨어져 사실상 경제가 제자리걸음 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모든 생산 요소를 최대한 투입했을 때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아끼는 건 좋은데 배가 고파서 일을 못할 정도면 외상으로라도 밥을 먹으면서 일 해야지, 절대 빚 지면 안 돼라며 칡 뿌리 캐먹고 맹물 마시면서 일하면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렇게 빚을 많이 졌냐'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그냥 있는 재정으로만 운용하면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 지출구조조정(27조원)과 세입기반 확충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은 한계가 있다.

결국 적자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내년 국고채 순증가분은 116조원으로 올해(113조6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1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채 이자비용은 내년 36조4000억원, 2029년엔 4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나라 살림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이유다.

올해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는 1301조9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1415조2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2027년(1532조5000억원) △2028년(1664조3000억원) △2029년(1788조9000억원)까지 국가채무가 증가할 것이란 정부 예측이다.

이에 따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를 넘어선다. 2029년엔 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정부가 가장 중립적인 '기준 시나리오'에서 예측한 2065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56.3%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을 보면 대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00%가 이미 넘는다"며 "정부가 국채발행으로 약 100조원 정도를 지금 투자해 기술투자, 연구개발(R&D) 등 생산적 분야에 투자하면 이게 씨앗 역할을 해 그보다 몇 배의 국민소득, 총생산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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