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자회견에 에너지업계 술렁…“요금 폭등 현실화”
신규 원전 백지화·에너지 조직개편 원안 처리도 시사
한수원 노조 “단가 비싼 신재생, 국민 요금 부담 ↑”
산업계 한숨 “작년에 9.7% 올렸는데 올해 또 올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재생 에너지 속도전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에너지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원전업계를 중심으로 속도전 위주의 신재생 확대로 전기요금은 폭등하고 산업 경쟁력은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중요하지만, 속도전을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비용 문제와 산업 충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은 1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청정에너지 확대라는 이상이 강조되고 있지만, 결국 이대로 가면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현실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짓는 데 최하 15년”이라며 “1~2년이면 되는 태양광과 풍력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안전성(이 확보되고) 부지가 있으면 (건설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에너지 부문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로 이원화하는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비효율·혼선 우려 대해서는 “모든 국정은 최종적으로 대통령 관할”이라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5년마다 발간하는 ‘전력생산 비용전망(2020·Projected Costs of Generating Electricity)’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의 에너지균등화비용(LCOE·발전원별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드는 총평균 단가)은 MWh당 태양광 96.6달러, 육상풍력 113.3달러, 해상풍력 161달러였다. 원전(53.3달러), 석탄(75.6달러), 가스(86.8달러)보다 비싼 수준이다.
신재생 단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는 하나, 현 상황에서 신재생을 급격하게 확대할수록 전기요금 폭등 가능성은 커진다. 이는 원전업계뿐아니라 신재생 업계나 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조철희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기술 발전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내려갈 수 있으나, 현재로선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릴수록 전기요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노조위원장은 “이대로 가면 전기요금 급등으로 공장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원전 부문을 분산시켜 찢어놓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 이후 과연 수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산업계 다른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작년에도 올랐는데 올해 또 올리려는 건가”라며 “기업 부담이 커질수록 신규 채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원자력학회(학회장 이기복)는 지난 9일 입장문에서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은) 산업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국민에게는 만성적인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부담을 떠넘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의 주무 부처를 분리하는 것은 거대한 세계 시장을 앞두고 우리 스스로 수출 경쟁력에 족쇄를 채우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9일 대통령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한수원 노조는 오는 17일 대통령실과 국회 앞에서 한수원노조 원전본부위원장들의 집회, 19일 한수원노조 중앙위원(전체 본부·지부 위원장) 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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