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시장도 토허권…두 ‘시어머니’에 시장 혼란 가중 우려

박상길 2025. 9.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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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에서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확대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잡음이 많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이 지자체를 넘어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서울시가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가 번복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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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에서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확대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잡음이 많다.

졸지에 한 집에서 시어머니 두 명을 모셔야 하는 처지에 놓인 시장(市場) 입장에선 눈치 볼 사람이 둘로 늘어 불편해졌다.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그동안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지정·관리했는데, 9·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앞으로는 국토부 장관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권한이 확대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이 지자체를 넘어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우선 지역별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변수가 제각각인데 중앙정부가 일괄 지정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한 세밀한 정책 조정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정책의 기준과 속도가 다르면 집행 과정에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정 지역 집값에 따라 규제 지정·해제가 이뤄질 경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가 번복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2월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대상으로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자 강남 3구 집값은 2021년 11월 이후 3년 3개월만에 동시에 20억원을 넘어섰다. 잠실에서는 ‘평당 1억원’ 아파트가 등장했으며 인근 지역으로 가격 상승세가 번졌다.

규제 해제 직후 해당 지역의 거래량과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가격도 방치 불가 수준으로 급등하자 정부는 3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아파트로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대상 지역을 확대·재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지정되자 일각에서는 위헌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토지의 무분별한 투기를 막기 위한 것인데, 토지 위에 지어졌다는 이유로 아파트 매매를 허가제로 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헌법상 자유민주적 경제질서에도 반하는 조치라는 것이었다.

지정권을 서울시장 혼자 갖고 있어도 시장 혼란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토지거래허가권을 서울시장과 국토부 장관 둘이 갖고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적용하고 해제하면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국토부 등 중앙부처가 거래 권한을 새로 갖거나 강화하는 방식은 수급 균형을 맞추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 단순히 규제만 늘리는 접근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제도를 획일적으로 강행하면 재산권 침해 논란도 생길 수 있고, 헌법 상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며 세입자의 주거 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등 특정 이슈가 있는 지역에 한정해 신중히 검토한 뒤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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