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훈, 특검 피해 ‘전자기기 13개’ 쓰고 ‘거주지 7번’ 옮기며 도주

이홍근 기자 2025. 9. 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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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1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이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도주 과정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서 오늘 저녁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주가를 불법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7월17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영장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법정에 나타나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특검은 그가 도주했다고 판단해 지명수배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의 추적을 피하고자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이 부회장 진술에 따르면 경기도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의 펜션에 며칠씩 머무르다 다시 목포로 향했다고 한다. 이후 경남 하동을 거쳐 지난달 목포 옥암동에 있는 빌라 3층 원룸을 단기 임대해 머무르다 덜미를 잡혔다. 특검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옥암동 일대에 잠복하고 있다가 지난 10일 오후 이 부회장이 택배를 수거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순간 체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도주 과정에서 최소 8명의 조력을 받았다고 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휴대전화와 진술을 종합해 이들 8명이 이 부회장을 대신해 차량을 운전하거나 도피 자금을 제공하고, 차명으로 부동산 계약을 맺는 등 도주를 도왔을 수 있다고 의심해 출국을 금지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 명의의 휴대전화는 지난 7월23일 잠시 부산에서 켜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은 이 부회장이 머물렀다고 진술한 지역에 부산이 없는 점을 근거로 누군가 고의로 교란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으로부터 삼부토건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을 주도한 ‘그림자 실세’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면서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홍보해 삼부토건 주가를 부당하게 올렸다고 본다. 당시 삼부토건 주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시기와 맞물려 두 달 만에 5배로 뛰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웰바이오텍도 삼부토건과 비슷한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했다고 보고 있다.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의 연결고리가 이 부회장이라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이런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가리기 위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체포 상태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는 곧바로 열도록 정해져 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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